본문중에서
“진실! 진실! 티타.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진짜 진실이야. 진실은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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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얘기로는 호비타 선생님이 열여덟살에 아들 하나 있는 과부가 되었다고 했다. 선생님은 아들에게 계부를 갖게 하고 싶지 않앗기 때문에 그녀의 으지에 따라 완전한 독신으로 평생을 살았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이런 결정에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 결정이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선생님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이성을 잃어갔다. 선생님은 나쁜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밤낮으로 일만 했다. 선생님은 ‘게으름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라는 문장을 즐겨 사용했다. 그래서 하루종일 일 분 일 초도 쉬지 않았다. 일은 점점 더 많이 했고 잠은 점점 더 적게 잤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안일만으로는 자신의 영혼을 잠재우기에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새벽 5시에 보도를 쓸기 위해 길거리로 나왔다.
자기 집 앞이랑 옆집 사람들의 집 앞까지 모두 쓸었다. 나중에는 그녀의 집에서 네 블록 떨어진 곳까지 점점 행동반경을 넓혀갔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다 보니 학교 가기 전에 피에드라스 네그라스 시 전체를 쓸게 되었다. 가끔 쓰레기 조각이 머리에 붙어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티타는 거울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선생님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땅에 떨어졌을 때 머리에 묻은 닭 털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건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일이었다.“
작품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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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쌈싸름한 초콜릿>에서는 부엌이라는 우주 공간 이외에 시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티타는 현재를 참고 버티기 위해 과거로 도피한다. 과거의 경험들은 그렇게 현제의 순간에 맞설 수 있는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다. 티타는 페드로와 언니의 결혼식 날 자기를 보며 수군 거리는 사람들에 맞서서, 어렸을 때 동네 사내아이들과 빨리 헤엄치기 내기를 해서 1등 했던 기억과 폭죽에 놀란 말을 진정시켰을 때의 기억을 떵로리며 당당한 미소를 머금는다.
이렇듯 티타는 자유롭고 당당한 미래를 위해 부엌에 있는 음식 재료들과 시간에 주문을 걸어 향수와 추억. 잃어버린 것들이 가진 엄텅난 힘을 발산시킨다. .
여성의 구체적인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계급과 인종의 범주를 가미해 페미니즘 논의를 한층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라우라 에스키벨은 음식과 사랑에는 명확한 경계가 없다고 말했다. 작가는 우리가 거품을 걷어내며 정성껏 스튜를 끓이는 동안은 연금술사나 마법사처럼 잃어가고 있는 사랑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공허한 단어가 아닌, 가슴에 진한 감동을 전해 주는 뜨거운 불꽃 같은 작품이다. -권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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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기로 했다. 고전 앞에 서성이며 심혈을 기울여 골랐다. 소설에 잘 들어가지 못하는 어떤 이유로 가벼운 책만 읽곤 했었다.
이번만큼은 즐거운 소설읽기가 되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제목이다 했더니 영화로도 나왔다고 한다.
어제 빌려서 오늘까지 다 읽어버렸다. 참 재미있었다. 단락마다 요리가 처음의 문을 열며 만드는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작가가 멕시코 사람이어서 우리와는 맞지 않는 요리지만 근사했다. 주인공의 삶은 요리에 녹아 있다. 가족과 사랑과 배신과 이별 모든 것이 요리와 함께 서려있는데 요리는 단지 먹는 것이라고만 얘기할 수 없음이다. 나는 요리가 일종의 예술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휴일이면 큰 요리 하는 적은 별반 없지만 가급적 가족들에게 내 손으로 한 것을 먹이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제인가 텔레비전에서 요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의 폐 상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무서운 얘기였다. 이젠 가스렌지 앞에 자주 서는 것에 대해 생각을 깊이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언젠가 마음 가벼울 때 영화를 꼭 보아야 하겠다.
베토벤의 템페스트 3악장을 듣는다. 이 음악이 이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린다. 영화배경음악은 어떤 것일까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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