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내 영혼의 한 문장 센텐스/공선옥.서명숙외 58명/plumbooks

다림영 2014. 3. 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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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한 문장

센텐스

 

춥지, 하고 말을 걸면

춥네, 하고 대답해 줄 사람이 있는 따뜻함.

샐러드 기념일(타와라 마치, 새 움, 2005)

 

그러고 보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대단한 것이 아니다. 퇴근길의 맥주 한 잔, 내 몸에 딱 맞는 소파가 있는 카페, 침대맡 아껴 읽고 싶은 책 한 권... . 내 인생의 행복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추운 겨울, 함께 얘기를 나누며 걸을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차가운 바람을 견뎌낼 힘을 얻는다. 결국 행복은 이렇게나 사소하다.

김신히(방송작가.<가장 보통의 날들><도쿄싱글식탁> 저자)p59

 

 

 

 

모든 사람은 섬이다. 그러나 분명 어떤 사람들은 서로서로 연결돼있다.

사실 모든 섬은 바다 밑에서 연결돼 돼 있으니까.

Every man is island.

But clearly some men are part of island chains.

Below the surface of ocean they’re actually connectded.

영화 ‘A bout a boy’(크리스 웨이츠.폴 웨이츠 감독,2002)

 

..그러나 한편으로 이렇게 사람한테 지친다는 것은 아직 내가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연결돼있고 속해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진자 외롭고 고독한 이들은 버리고 싶은, 떠나고 싶은 사람과 공간마저 없지 않을까? 사람한테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 한번쯤 생각해 보자. 내 마음 깊은 심연에는 나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연결돼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어쩌면 그것이 혼자이지 않아서 생기는 투정일 수도 있다는 것을...-강윤재(방송작가)p151

 

 

 

어둠을 모르는 사람은 전혀 현명하지 않다.”-안개속에서, 헤르만 헤세

 

내 기쁨에 넘쳐 있을 때

세상은 벗들로 넘쳐 있었다.

그러나 지금 안개가 내리니

내겐 아무도 없다.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

인간을 가만히 격리시키는

어둠을 모르는 사람은 전혀

현명하지 않다.

 

...헤르만 헤세의 안개속에서의 2연과 3연이다....

 

이는 곧 내 삶에 빛과 어둠이다. 내가 오르는 빛만을 생각하고 산다면 그 삶은 불행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오르고 있을 때, 그러니까 빛을 내고 있을 때 내리막길인 어둠을 생각해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김원석(동화작가, 평화방송.평화신문 전무이사) p246

 

 

 

 

마음을 닦는다고 하지만, 사실 마음은 닦을 것이 없습니다. 실체가 없는 것을 닦을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허공을 닦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마음은 다만 쉬어줄 수 있을 뿐입니다. ‘쉬는 것이 깨달음인 것입니다.”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월 호, 마음의 숲, 2007)

 

 

...무엇을 하지 않음으로, 진정한 평화가 올 수 있음을 새삼 동의하며 , 나는 이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박민우(여행작가, 1만시간동안의 남미><가까운 행복 tea bag>저자253

 

 

 

에스파냐에 있거나 이탈리아에 있거나 나는 관습의 차이 때문에 행복하다고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그곳에서 참고 지낸다면, 나의 고통은 적어도 훨씬 더 생생할 것이고, 나를 위해서 훨신 더 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안락한 삶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충만한 삶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이 고통일지라도.-지중해의 영감(장그르니에,한길사,2003)

 

나를 온전히나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나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는 것. 때로는 지긋지긋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런 일들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게 정말 즐겁지만 어떨 때는 완전 고역일 때가 있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들이 뒤엉킬 땐 특히 더 고통이다. 글뿐만이 아니다. 삶을 충만하게 하는 일엔 반드시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 그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끝이 없다.

윤수은(칼럼니스트<나는 발칙한 칼럼니스트다>저자)-p267

 

 

 

그 시간은 길고 어두웠다.

울 수 있다면 편안해질 텐데 하는 생각을 할 때도 가끔 있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울어야 좋을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누구를 위해서 울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타인을 위해서 울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나 자신밖에 모르는 인간이었고, 나 자신을 위해 울기에는 너무 나이 들어 있었다.-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2006)

 

살다보면 때로는 울고 싶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때가 허다합니다. 차라리 울고 나면 편해질 것 같은데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 때, 그럴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어딘가 감정이 결여되지 않았는지를 묻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알고 있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나만을 생각하며 한 해, 두 해 가는 사이 어느덧 세상만사를 계산적으로 재어보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타인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울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좀 더 남을 이해하고, 좀 더 나를 소중히 하였다면 하는 후회가 제게도, 그리고 당신에게도 아직은 늦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이정훈(길고양이 전문 블로그)p273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기다림은 초조하다. 그러나 기다림이 없는 삶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목적 없는 삶일 수 있다. 희망이 있는 한, 희망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절망이 있는 한, 아직 가파르게 달려야 하는 내 삶은 여전히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강윤재(방송작가)p274

 

 

 

수영을 못 해도 물에 뜨는 비트 판이 있으니 문제없다.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어도 여행을 갈 수 있고, 여자가

없어도 즐거운 일은 얼마든지 있다.

마미야 형제(에쿠니 가오리, 소담출판사,2007)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기준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고 그 세상에 익숙해져 간다. 남들과 다르다고 이상하고 특이한 것이 아닌데, 그 나이쯤 되면 이렇게, 그 정도의 직업이면 이 정도 일 것이라는 자신만의 생각이 스스로를 지배해 버린다. 나이가 되면 남들처럼 불같은 연애와 이별을 경험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이처럼 평범하고 남들처럼 사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지 않다고 혹은 넉넉한 경제력이 없더라도 소위 말하는 고급주택에 살지 않더라도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있고 내가 찾아서 즐길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나는 부족한 사람이 아니고 행복한 사람이다.

박수경(이미지 컨설턴트)p285

 

 

 

관찰하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관찰하면서도 그 인간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깊은 사색없이 단순, 소박하기는 쉽다.

그러나 깊이 사색하면서 단순, 소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을 기만하면서 낙천적이기는 쉽다.

그러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으면서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기란 쉽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를 증오하면서 그에게 애정을 보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외롭지 않은 자가 온화하기란 쉽다.

그러나 속절없는 고립 속에서 괴팍해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적개심과 원한을 가슴에 가득 품고서 약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는 쉽다.

그러나 적개심과 원한 없이 사랑하면서 악과 부정과 비열을 증오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서준식 옥중서한(서준식,야간비행,2002)

 

..곰곰히 적다보니 단순함이란 세상의 얼개를 다 파악하고 세상의 모든 일을 다 겪은 후 그걸 한줄의 문장으로 요약한 다음에야 오는 궁극의 경지, 해탈 같은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나는 좀 더 낙천적이어야 해, 나에겐 삶을 긍정하는 밝은 마음, 씩씩한 마음이 필요해, 라고 그러나 역시 얼마나 어려운가. 현재진행형인 오늘의 부조리에 비판의 날을 벼리면서도 삶을 긍정하기란.

김유홍(모두에게 평등한 건축을 꿈구는 건축인)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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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었다. 다시 뒤적이며 메모를 한다.

육체적 건강도 소중하지만 난만한 세상을 견뎌 내야할 정신의 건강은 그보다 더 귀한 것은 아닌지.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할 힘은 정신에 있다. 결핍은 병을 초래한다. 손만 뻗으면 스며들 낱낱의 영양소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리 책을 공짜로 빌려 볼 수 있는 혜택을 입고 있다. 나라에 감사하고 시에 감사하고 또 이러한 혜택을 놓치지 않고 기꺼이 시간을 내어 귀한 영양소들을 주입하고 있는 내게 감사함을 표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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