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찾아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따라서 자신을 위해 있는 것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는 것이 우리들의 행복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된다. 자기 자신 속에 있고 자기 자신을 위해 있는 것에는 우리 자신의 존재의 시간을 채우는 것과 우리 자신의 존재의 내적 내용, 즉 이때까지 ‘인간이 존재하는 것’, ‘인간이 갖춘 것’ 이라는 점에서 본 모든 재물이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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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의견에 너무 큰 가치를 두는 일은 일반적으로 지배되고 있는 망상이다. 이 망상이 우리의 천성에 속해 있는 것이든 사회오 문명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든 이 망상은 우리의 행위에 영향을 끼치고 행복을 해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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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은 “안락한 말도 바보의 귓속에서는 잠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괴테도 이렇게 노래했다.
듣는자의 귀가 바르지 않을 때는 아무리 훌륭한 말일지라도 조롱을 받는다.
그리고 또 다른 예가 있다.
아무리 당신이 애쓸지라도 모든 것은 꿈쩍도 않는다.
그래도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늪에 돌을 던져도
파문은 일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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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청년시절에 친구였던 메르크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행복에 대한 탐욕스러운 요구는 그것에 대한 꿈의 정도가 높아감에 따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망쳐 버린다. 이러한 요구에서 벗어날 수 있고 몸 가까이에 가지고 잇는 것으로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잘 뚫고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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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가난의 오염뿐만 아니라
선망의 대상인 궁전의 화려한 생활까지도 멀리하고 지낸다.
우뚝 솟은 소나무는 거친 폭풍에 뒤흔들리고
위세 당당한 건물은 무너질 때 더 큰 피해를 받게 되고
제일 높은 산에는 번개가 자주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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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한 세계의 소유를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괴로워하지 말라. 그것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당신이 한 세계의 소유를 이룬다 하더라도
그것을 기뻐하지 말라. 그것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
모든 괴로움과 기쁨은 사라져간다.
세상을 스쳐지나갈 뿐, 그것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 안바리 조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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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하고 긴 장례식행렬이 천천히 지나가고 있는 광경을 보라! 마차의 행렬은 그칠 줄은 모른다. 그러나 마차 속을 한 번 들여다 보라! 모든 것이 텅 비어 있다. 죽은 자는 온 도시의 마부의 호위를 받아 묘지로 운반될 뿐이다. 이것은 이 세상의 우정과 존경의 참된 모습을 적너라하게 보여주는 광경이다. 이것은 인간의 허식과 공허, 그리고 위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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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삶이 행복을 물질에 대한 여러 가지 요구를 열거함으로써 넓은 기반 위에 세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것 위에 세워진 행복은 사소한 일이 일어나도 곧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반 위에 세워진 행복에는 좋지 못한 사건이 일어날 기회가 많으며, 또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면 좀처럼 수습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의 행복이라는 건물은 넓은 기반 위에 서 있을수록 안전한 다른 건축물과는 반대의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갖가지 요구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각종 수단에 상응하여 가능한 한 낮추는 것이 큰 불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길이다.
지나간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그 때문에 괴롭고,
마음속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어려워도,
우리는 그것이 그대로 일어나게 해둔다.
또한 미래에 대해서는,
이것은 모두 신들의 무릎 안에 있다.
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현재에 대해서는 “하루하루를 독립된 개개의 생명으로 보아야”(세네카)하며, 현재라는 유일한 실재를 가능한 한 쾌적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래의 재난 중에서도 확실하고, 또 그것이 등장할 시간이 분명한 것에 대해서만 걱정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이런 종류는 극히 적다. 왜냐하면 재난은 단지 가능하다든지 기껏해야 있을 법한 정도라고 한다면, 그 도착은 확실하긴 하지만 언제 올지는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 종류의 재난에 얽매이게 되면 마음이 평온해질 순간은 없다. 우리 생활의 평온을 확실치 않은 재난에 의해 구름이 끼게 해서는 안된다. 가능성 있는 재난에 대해서는 결코 오지 않으리라 믿고, 분명히 닥칠 재난에 대해서는 당장은 오지 않으리라 믿는 습관을 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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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는 다음과 같은 말로 우리를 가르쳐주고 있다.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른 것과 비교하지 말고 기뻐해야 한다. 자기보다 행복한 자에 의해 괴로움을 받는 자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또한 “자기보다 앞서 있는 자가 많은 것을 보면, 자기보다 뒤지고 있는 자도 많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이와같이 우리는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일을 더 잘 관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재난이 일어난 때에도 우리보다 큰 괴로움을 당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에게 위안을 안겨준다. 또한 우리들과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 불행의 동반자들과 사귀는 것에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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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침을 삶의 본질이라고 보고 신성하게 다루어야 한다. 반대로 저녁은 하루 중에서 노년기이다. 우리는 저녁이 되면 피곤하여 입이 가벼워지고 마음도 들뜨게 된다. 매일은 각기 작은 생명인 것이다. 눈을 뜨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모두 작은 탄생이며, 신선한 아침은 소형의 청년기이고, 잠이 드는 것은 작은 죽음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건강상태. 수면.영양.온도.기후.환경 따위의 모든 외적 사항이 우리의 기분과 사상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큰 것이다. 따라서 어떤 문제에 대한 우리의 견해나 어떤 행위에 대한 우리의 능력은 시간과 장소에도 심한 구속을 받는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노래 부르고 있다.
좋은기분에 주의하라.
왜냐하면 그것은 좀처럼 오지 않기 때문이다.-괴테<일반적인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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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자신을 넘어서서 세계를 볼 수는 없다.즉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같은 크기로 다른 사람을 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자신의 지성의 척도에 따라 다른 사람을 파악하며 이해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의 지성이 아주 정도가 낮은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정신적 소질이라도, 아니 그것이 최고로 훌륭한 것이이라 해도 이 사람으로선 자기 이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만다.
이 사람은 훌륭한 소질의 소유자에 대해서 그 훌륭한 사람의 개성 가운데서 가장 정도가 낮은 것만, 즉 그 훌륭한 사람의 약점, 성격과 기질상의 결함만 보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라해도 이런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지금 말한 결함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에게 훌륭한 사람이 갖는 정신적인 능력 같은 것은 장님에게 빛깔이 없는 것처럼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신을 갖추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모든 정신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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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알게 된 사람에 대해서는 지나친 호감을 갖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거나 큰 피해를 입어 결국엔 환멸을 느끼게 된다. 이때 “사소한 일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드러낸다.”는 세네카의 말도 생각할 여지가 있다. 바로 하찮은 행위나 태도에선 다른 사람의 일 같은 것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 터무니없는 이기주의를 적절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런 이기주의는 사람의 더 큰 행동에서도, 비록 감추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부정할 수는 없다.
이기주의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누군가 일상생활의 세세한 움지임이나 상태 속에서, 즉 법에 저촉되지 않는 사소한 일에 대해 앞뒤를 돌보지 않고 행동하여 다른 사람이 이로 인해 손해를 입어도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편의를 추구한다면, 또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있는 것을 자신의 소유를 만들어버린다면 그사람의 마음 속에는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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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의 견해에 대해서도 이기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이 믿고 있는 모든 불합리성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메두셀라의 나이에까지 도달해야 하며, 그러고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또 다른 사람과 말을 나눌 때는 아무리 호의에서 나온 말이라해도 수정하려는 듯한 지적은 삼가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을 성나게 하는 것은 쉽지 만 사람들을 교화시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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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게 되면 그것을 믿는 체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그 인물은 점점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되어 정체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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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나 미움을 말이나 태도에 노골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불필요하며 위험하고 어리석고 우습고 천박한 일이다. 따라서 분노나 미움은 행위를 통해서 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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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조하지 말고 말하라.” 라는 세상의 지혜에 능한 사람들의 옛 규칙은, 자기가 말한 것의 이해를 상대방의 분별에 맡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분별은 느리지만 그것이 작용을 끝내기전에 일이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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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실례되는 말일지라도 예의바른 동작이나 친절한 어조로 말한다면 아무런 직접적인 위험을 범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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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제나 시간의 작용과 사물의 변화하기 쉬운 성질을 염두에 두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이것과 반대되는 것을 상상해야 한다. 즉 행복할 때는 불행을, 우정을 가지고 있을 때는 적의를, 맑은 날시일 때는 흐린날씨를, 사랑하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는 것을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이렇게 하고 있으면 참된 처세술의 변함없는 원천이 얻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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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젊었을 때는 인생이 행복할 때이며, 노년은 인생이 슬플때라고 한다. 만일 정열이 인생을 행복하게 한다면 이 말도 옳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사람은 정열에 의해 여기저기 끌려다녀 기븜은 적고 고통이 많아진다. 나이를 먹고 냉정해진 사람은 정열에 끌려다니는 일이 없이 사물을 관조하는 태도를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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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책을 읽었다. 그런데 가끔 책을 번역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할 때가 있다.
어떤 책은 어렵지만 그런대로 잘 읽히고 또 어떤 책은 한 장 넘기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다.
모든 것은 내 부족함인데 남 탓으로 돌리는 나는 소인이겠다.
쇼펜하워의 얇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굉장히 잘 읽혀졌었다. 아마도 얇은 책이어서 일지도 모른다.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줄그으며 읽고 싶었으나 빌린 책이니 손을 댈 수 없어 페이지만 적어놓으며 다시 뒤적였다.
종일 비는 세차게 퍼붓기도 하고 잠시 쉬기도 했다. 아마도 내일까지 이어질 모양이라는데 몸과 마음이 그 비에 젖으니 축축하다. 하여 밝은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하루가 어찌 지나간 것인지 고개를 드니 밤이다. 친구가 건네준 와인한잔 먹고픈데 그것을 따줄 기구가 없다. 보다가 만다. 훗... 찾으면 있을터인데 찾지도 않고 나는 이런다. 하나 사던지 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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