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사색

박석교 아래 풀밭 언덕

다림영 2013. 6. 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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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허리 낮춰 더위 잊고 몰두 하여

가던 길 멈춰 서서 가만히 지켜보니

남의 땅에 풀을 베면서 온 정성을 쏟고 있네.

 

모자란 아들 녀석 정성으로 키웠건만

별 별 약 다 써 봐도 온전하게 되지 않고

다 두고 엎드리어서 공 닦으니 저릿 하네

 

내 몸 하나 가꾸자고 매일 마다 걷던 그 길

불현 듯 성자만나 숙연함에 묻혀들고

어디서 날아오르나 호랑나비 한 마리

 

.

..다시 수정하여..

 

 

 

 

  

더운 기가 하늘을 찌르는 날 속에서 한 아름다운 사람을 몇 번이나 만났다. 자전거는 한쪽 옆으로 세워놓고 오래된 트로트 음악이 흘렀고 그의 손자인지 아들인지 알 수 없는 조금 부족해 보이는 사람이 옆에서 음악에 맞추어 팔을 흔들며 왔다가 갔다가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곳이고 그곳은 시의 땅일 것이다. 언젠가 시에서 꽃을 심기도 했는데 꽃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풀만 무성했다.

 

어느 날부터 그의 수고로움은 시작되었고 안양천 박석교 아래 보잘 것 없던 그 언덕은 작은 행운의 토끼풀 꽃밭으로 어여쁘게 탄생했다.

 

갑논을박 세상은 논쟁으로 어지럽지만 마음을 비우고 허리를 낮추고 사는 사람의 더없는 수고로움으로 항상 그 옆을 걷는 나는 어떤 각별한 마음으로 인생여정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성자의 땀 흘림이 가던 길 세우노니

빛나는 태양아래 그 보다 더 빛나며

뜨거운 마음열기로 언덕 꽃밭 향긋하네

 

좀 어둔 아들하나 정성으로 키웠건만

모자람이 분명하여 제 힘으로 못하더니

다 놓고 다만 엎드려 공 닦으니 저릿하네

 

나 혼자 잘사노라 힘차게 걷는 아침

불현 듯 성자만나 숙연한 마음 일고

눈부신 그를 지나며 인생여정 돌아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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