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십년을 보아오던

다림영 2013. 5. 1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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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을 보아오던 노인행상 한 분 있네

한 동안 볼 수 없어 마음 한 쪽 기울었지

불현 듯 맑은 얼굴로 인사하며 나타났네

  

행상 길 넘어져서 오랫동안 누웠었고

때로는 하루 한 끼 그날 양식 전부라니

끝없이 불평 일삼던 소인배는 숨고 싶네

  

천 원 한 장 팔아줘도 허리 굽혀 인사하고

두어 개 더 사면은 몸 둘 바를 몰라 하니

벼랑 끝 창백한 삶이 이 사람의 스승이네.

  

세상의 모든 이가 나의 거울이고 스승이다. 낮은 이들에게서 더 많은 가르침을 받는 것 같다. 잘난 사람들 중 일부는 남의 얘기에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다. 때로 오만이 넘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 모습 또한 나의 거울이다. 그 모든 것에 가르침을 받으니 감사한 날들이다.

귀를 열고 작은 한 마디에도 귀담아 들으며 낯을 씻고 마음을 헹구어야 하겠다.

어느새 저녁이 오고 있다. 하루가 화살처럼 날아간다.

손은 비어있고 고뇌만 깊어간다. 그러나 하루 한 끼의 삶도 있는데 지나친 걱정으로 마음을 흔들지 말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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