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실행중인 불편
.자전거 통근
.엘리베이터, 전기청소기, 이불건조기, 의류건조기, 티슈,다리미, 무선전화기를 쓰지 않는다.
.외식하지 않기
.도시락 갖고 다니기
.제철채소나 과일이 아닌 것, 컵라면이나 가열식품을 먹지 않는다.
.목욕하고 남은 물은 대야로 세탁기에 퍼 담는다.
.설거지를 따뜻한 물로 하지 않는다.
.음식찌꺼기는 퇴비로 활용한다.
.자동판매기,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
.마요네즈, 드레싱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채소의 자급률을 높인다.
.사용한 알루미늄 호일은 씻어서 몇 번이고 쓴다.
.고장이 나도 새로 사지 않고 수리해서 쓴다.
불편을 실천한다는 것은 선인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쪽이 경청하려고 하면, 선인들은 아낌없이 들려주고 가르쳐준다. 그것을 알게 된 것이 4개월간의 농업을 통해 초보(!)농군이 얻은 최대의 수확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걱정거리 하나 생겼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들 세대가 늙었을 때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다는 말인가? 의식주를 자력으로 만들 기술같은 것도 하나 없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필사적으로 습득하려고 하는 전자기기 기술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즈음에는 이미 무용지물이 되어 있을 것이다. 구식 컴퓨터의 말로와 우리들의 미래가 겹쳐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
후쿠오카;더러운 것, 싫은 것을 생활에서 배재시킬 것이 아니라 순순히 받아들이고, 자연순환의 구성원으로 인정함으로써, 자기 자신도 더러워도 좋다. 흠이 있어도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이시죠? 저도 키우고 있던 오리를 제손으로 죽였을 때, 내 스스로가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는데, 잔인하지만 그렇게 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지고 뭔가 마음에 중심이 선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시게마츠: 좋은 것만 취하고 산다면, 인간의 정신도 정화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은 좋은데 저것은 아니라고 부분적으로 평가된다면, 인간은 결국 분열되고 말 테니까요. 나는 이대로 좋다. 더러움이나 흠집까지 포함한 이대로의 나라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지요.
후쿠오카:소비사회에서는, 그런 자기 긍정적인 사고를 갖기가 힘들지요 인간 자체가 시장에 내던져진 상품처럼 언제나 타인과 비교되고 있으니까요. 이 사람은 컼퓨터를 다룰 줄 아니까 얼마, 이 사람은 미인이니까 얼마. 모두가 가격표를 달고 있는거나 마찬가지. 그리고 자기가 없어진다고 해도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고, 조직은 여전히 돌아가겠죠. 상품이고, 교환이 얼마든지 가능한 도구에 지나지 않으니까. 자기 자신이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모르고 살죠.
사게마츠: 명확하게 선을 그으면 돼요. 나는 회사에서는 어디까지나 톱니바퀴고, 시장에서는 상품에 불과하다. 하지만 뭔가가 있어요. 톱니바퀴도 상품도 아닌, 그런 걸로는 평가 할 수 없는 어떤 부분이!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 일 겁니다. 내가 이곳 생활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을 받아들이고. 나는 지금 이댈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후쿠오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 할 수 있게 되면서 비로소, 타인도 존재 그대로 좋다고 긍정할 수 있게 되겠죠? 자기 자신을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면, 타인 또한 그 당사자에게는 그런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지 못할 테니까요.
시게마츠: 타인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만 한정 되는 게 아닙니다. 닭장에 침입한 너구리가 닭을 잡아 먹어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내 책임이지, 너구리가 먹이를 얻기 위해 닭을 죽인 것은 당연 한 것이지 나븐 일이라고 할 수 없죠 . 그렇게 생각하면 화낼 일도 없거든요. 그 부분이 차후 문명의 열쇠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럼으로써 타인 또한 그대로 인정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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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선생님의 책에서 보면, 들이나 산에서의 작업을 즐길 수 있는 비결로, ‘서두르지 않을 것’ 과 ‘집중할 것’, 그렇게 하면 생명의 충족과 평온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말씀에 정말 동감입니다. 시간에 쫒겨서는,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거든요. 현대인들은 모두 너무 바쁘게만 삽니다. 일하느라 바쁘고, 노느라 바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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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자기 자신이 소중하기 때문에 물질이 아깝게 느껴지고, 사람이 사랑스럽고, 세계는 그립다. 그러므로 전 우주는 즉 자아이며, 자아는 곧 우주다라는 사상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곳에 아름다운 꽃이 존재하는 것이지,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곳에는 아름다운 꽃은 존재하지 않게 되니까요.
야마오:..물을 만지거나 혹은 들풀과 꽃을 보면, 바람이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지를 느낄 수가 있어요. 새로운 기쁨이 샘솟는 거죠. 그것은 우리가 거리를 걸으면서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고, 그것에 매료되어 구매하는 형식으로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과 그다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거리를 걸으면서, 바람의 흐름을 느낀다. 혹은 가로수도 좋고 화분에 심어진 초목도 좋겠죠. 뭔가 자연의 것과 눈을 마주침으로써 그 관계로 인해 얻어지는 기쁨이라고 하는 것은 무한하게 널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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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오: 표현한다고 하는 것에는, 이론이나 격식을 제외한 소박한 기쁨이 있어요. 표현하는 자체에 기쁨이 있고, 그 표현에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기쁨은 배가되겠죠.
후쿠오카: 물질을 소비하는 기쁨이란, 자신을 타인과 차별화 하는 기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그 기쁨을 향유하게 된다면,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불만을 가져야 한다는 결과가 되죠. 예를 들어 이웃이 벤츠를 샀을 경우, 주변의 국산차를 타는 사람은 초라하게 느끼는 것처럼. 누군가가 떠오르면 또 누군가는 가라앉죠. 그런점에서 보면, 표현하는 기쁨이란 서로 나누어 가지는 기쁨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명共鳴함으로써 기쁨이 넘쳐나는, 기쁨의 질 자체가 다르죠.
진보를 부정할 것이아니라, 기쁨에 의한 조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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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하면, 자칫 소비의 기쁨을 전면 부정하고 극단적인 길을 쫒아가려는 경향을 띠고는 한다. 그 함정에 빠지지 않고, 소비사회를 극복한 사회를 구상하기 위해서라도, 시간에는 ‘진보하는 시간’ 과 ‘순환하는 시간’의 두 종류가 있다고 사고방식은 유효하다.
진보하는 시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시간으로도 눈을 돌림으로써, 진보하는 시간에만 편중된 현상을 재조명하고, 두 시간의 조화를 꾀하는 것, 그것은 인간의 욕망을 지금보다 더 깊게 만족시켜줄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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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키:나도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런 것에 굶주리고 있을 때, 탄광의 아주머니들과 만나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어요. 그러니까 자기 실현은 타인을 위해 힘이 되어주고 보듬을 수 있는 힘과 공존하지 않으면 자기라는 것은 실현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요. 모두가 지금 한 세대의 자기실현만을 추구해온 결과, 이런 자연파괴의 문화가 되고 말았지만, 지금 드디어 그것을 깨닫게 되고, 그와 다른 생명의 연속성을 정착시킬 사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높아지는 게 아닐까요?
모리오카;.. 욕망이라는 것은 마치 달리는 기차처럼 쾌속으로 달리려고만 하는 성향을 띠고 있죠. 그 달리는 기차를 정면에서 막아선다면, 보나마나 산산조각이 나고 말겟죠. 하지만 레일의 방향을 바꾸기만 하면, 달려오던 그 속도를 유지한 채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됩니다. “그 쪽도 좋지만, 이쪽도 좋아”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잇기도 하고 외부에 있기도 하는 육체의 욕망을 부추기고 유혹하는 거죠. 그러다 허술해진 틈을 타서 바꿔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금욕이 아니라, 관건은 바로 유혹인셈이죠. 그리고 유혹을 할 대는 “이쪽이 훨씬 기분이 좋아”라고 육체적 언어를 사용하는 겁니다.
이 ‘즐거운 불편’의 실천과 대화를 통해서 내가 찾곶 했던 것은, 욕망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지금 문명의 흐름을 바꿀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 조건 중 하나라도 부족하게 되면 , 타인의 마음과 행동을 움직이게 할 힘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혹을 이용해 욕망을 전환시킨다는 아이디어는 그 조건을 충분히 충복시킨다. 그리고 육체의 욕망에 내몰렸던 ‘생명’들이 여기 저기서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한 지금이야 말로, 관점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자기 자신이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정말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체성 깊이 숨겨진 자기 생명의 핵에게 물어야 한다. 대답을 찾았다면, 자신을 유혹해보도록 하자. 그 앞에 생명의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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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즐거운 불편을 실행하는 것들이 있다.
.항상 쓰던 비닐봉지를 몇 장을 가지고 다니는 것과 장바구니를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
.세수를 하고 난 물은 바로 버리지 않고 욕조에 모아 두었다가 변기나 걸레, 욕실청소로 쓴다.
.쌀뜨물은 받아 된장국을 끓일 때, 세수할 때도 쓰며 또한 발효를 시켜 집안일에나 유용한 곳(머리 헹굴 때, 화분에 물, 청소 , 설거지)등
에 쓴다
.
.종이나 깡통 해진옷 등은 모았다가 직접 고물상에 판다.
.조미료는 그 어느 것도 쓰지 않는다.
.외식을 하지 않는다거나 설거지를 따뜻한 물로 하지 않는 것, 린스나 식기용 세제 또한 사용하지 않는 것은 지은이와 같다.
앞으로 즐거운 불편은 많아져야 할 것이다. 조금 불편하지만 내 수고로움으로 조금이라도 지구가 깨끗해 질 수 있다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떤 편리함만을 위해 시장에서 마구 담아주는 검은 봉지를 만날 때마다 나는 몸이 움츠러든다
사람들의 각성 없이 행해지는 모든 행위들이 지구를 병들게 하고 결국은 재앙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유념하며 후손들을 위해 지구환경을 위한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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