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관중과 공자/강신주/사계절

다림영 2013. 4. 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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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위나라의 국민성은 잘 변하고 이익에 아주 민감합니다. (.....)노나라의 국민성은 먼 앞날보다는 눈앞의 일에 끌릴 뿐만 아니라 를 매우 숭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초나라의 국민성은 말에 수식이 많고 이익을 탐내며 대의를 돌보지 않으면서 소의에는 매우 연연합니다.-<관자><대광>

 

장사는 관중에게 천하의 정세에 대한 식견만을 제공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장사가 관중에게 이미 있었던 것은, 장사라는 교환 행위가 함축하고 있는 논리 때문이었다고 말할 수 있. 상업자본의 경우 교환행윙를 통해서 상품을 가진 사람은 화폐를 가지게 되고, 화폐를 가졌던 사람은 거꾸로 상품을 가지게 된다. 이런 교환행위의 전제는 예나 지금이나 활페를 가진 사람이 상품을 가진 사람보다 더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사꾼은 항상 구매자에게 아첨과 아부를 일삼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상업행위는 일종의 유혹의 기술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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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교환행위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의 두가지 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첫째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 먼저 다른 것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엇인가를 주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영속적으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영속적으로 무엇인가를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관중은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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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장사꾼의 의지만으로는 장사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장사의 성공 여부는 최종적으로 장사꾼에게 달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장사의 성공은 구매자가 상품을 사고 그 대가로 화폐를 지불하는 순간에만 완성된다. 그래서 훌륭한 장사꾼은 어느 순간 구매자가 마음이 돌변해 상품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이런 사태는 그의 능력 밖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장사꾼은 낚시꾼을 닮았다. 좋은 미끼를 여러 개 준비하고, 좋은 장소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라는 것을 훌륭한 낚시꾼은 잘 알 고 있기 때문이다.

 

 

자공이 물었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다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괜찮기는 하나 가난하지만 예를 즐기고 부유하지만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논어><학이>

 

  

대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지만, 처음부터 죽지 않은 것만 못한 것이다. 작위와 봉록을 사양하여 헛된 명성을 얻은 경우가 있지만 본래부터 사양할 것이 없는 것만 못한 것이다.

태고 시절에는 임금도 없고 신하도 없었다. 사람들은 우물을 파서 물 마시고 밭 갈아 곡식을 먹으며, 해가 뜨면 일하러 나가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쉬었다. 자유롭게 얽매이지 않았고 여유롭게 자족하였다. 서로 경쟁하지도 않았고 미래를 위해 삶을 계획하지도 않았으며 , 영광에 대한 의식도 치욕에 대한 의식도 존재하지 않았다. <포박자><힐포>

 

 

 

비록 어떤 군주도 자신의 정치이념을 채택하지 않았지만, 공자는 결코 외롭지 않았다. 정치권으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얻었지만, 그에게는 자신을 신처럼 따르는 많은 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군자가 되라고 가르쳤다. 군자란 예를 학습해서 귀족적인 고상함을 항상 잃지 않는 인한 사람을 말한다.

 

 

 

오므라들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펴주어야만 한다.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강하게 해주어야만 한다. 제거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높여야만 한다. 빼앗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만 한다. 이것을 은미한 밝음(微明)‘이라고 한다. 유연하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법이다.-<노자백서80>

 

 

관중의 외교정책이나 이것을 시적으로 표현한 노자의 주장은 동일한 지점을 건드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혜를 베푼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강자의 논리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강압과 강제의 논리를 통해서 자신이 얻으려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강자만이 약자에게 먼저 시혜를 베풀 수 있다는 것이다.

 

 

 

계강자가 (계절계 강건강 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물었다.

만약 무법자를 죽여 없애 민중으로 하여금 도를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

당신은 정치를 하겠다면서 어찌 살인을 하려고 하십니까? 당신이 선을 원하면 민중도 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은 것이라서 풀은 바람이 불면 반드시 바람에 쓸려 따르게 마련입니다.”<논어><안연>

 

 

에필로그 중에서

 

치명적인 좌절을 겪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다시 회복하기 어렵거나 아니면 회복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관중의 경우는 이와는 매우 달랐다. 그는 거듭된 좌절의 위력을 무색하게 만든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상인, 관료, 그리고 군인으로서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관중은 매번 오뚝이처럼 다시 중심을 잡았다. 더구나 그는 실패로 점철된 젊은 시절의 경험을 통해, 오히려 삶과 세계에 대한 현실감각을 배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로부터 기꺼이 배울 수 있었던 강인한 정신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강한 확신, 그리고 입신양명하겠다는 일관된 의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관중의 욕망을 실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준 춘추시대의 사회적 변동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인人과 민民으로 철저히 변별되어 있던 지배계층과 피지배 계층 사이의 기존 관계가 와해되지 않았다면, 다시 말해 전통적 위계질서에 틈과 균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관중은 성공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장사경험은 관중이 자신만의 정치철학을 만드는데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상인은 부단한 교환을 통해서 이윤을 남기는 존재다. 관중은 바로 상인의 논리를 국가에까지 확장시키면서 정치 철학을 체계화했다. 사마천도 기록하고 있듯이, 정치에 대한 관중의 통찰은 다음과 같은 표현에 잘 집약되어 있다. 주는 것이 취하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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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밤이 찾아왔다. 하루 종일 책만 뒤적이는 일이 나의 전부였다. 그러나 예전같이 걱정하는 마음이 깊지는 않았다. 이런저런 발표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 부는대로 흔들리며 살다보면 살아지게 될 것이다.

 

뉴스에서 얼핏 들었다. 소비의 심리가 점점 사라져 사람들은 과일을 잘 사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제철인 딸기들이 창고에서 시들어가고 있는 사정을 보았다. 나만 힘겹게 사나 했는데 전체적인 현상이다.

같은 업을 하는 친구는 손님이 없어 일곱시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가진 것이 많은데 무엇이 두려울까 싶으나 그래도 그건 아니지 싶다.

 

연말즈음이면 업종의 세금관계를 투명하게 하기위해 관련정책을 시도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난감한 일이기도 하다. 어떤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얘길 나누는데 친구는 여차하면 접어버리겠단다. ...

 

인내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기다리는 낚시군과 장사를 비교했다. 마음준비는 항상 되어있는 것이고 인내심을 발휘해 기다리면 되는 것이리라.

경기상황이 세계적인데 작은 내가 어찌 대항할 수 있을까 싶다. 옆집도 그렇고 앞 가게도 그렇고 손님 드는 일을 보기 쉽지 않다. 오랜 경력의 그 친구 왈 부자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말이 귓가를 맴돈다.

이번 쏟아낸 부동산정책들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모르겠지만 두루두루 영향을 미쳐서 상업하는 이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시절이 도래하기를 기원해 본다.

의지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으면 참고 기다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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