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행복한 논어읽기/양병무/21세기북스

다림영 2012. 12. 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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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은 힘이 세다

군자불우불구

君子不憂不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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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불우불구(君子不憂不懼)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마우는 스승의 직관력에 경탄했다. 자신의 현재 심경을 어떻게 족집게처럼 알고 있는지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만 하지 않으며 군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다시 근본적인 대답을 제시한다.

자기 스스로 돌아보아 거리낌이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공자는 몸가짐을 바르게 하면 근심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결국 근심과 두려움은 자신의 문제라는 진단이다. 공자는 제자의 고민과 심경을 꿰뚫어 보면서 비록 형이 반란에 연루되었다고는 하나 그 반란이 떳떳한 것이라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또한 반란은 형의 문제이니 그대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할 바를 다하면 된다.”고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공자는 사람들이 느기는 걱정이나 두려움은 대부분 자신의 문제에서 생기니만큼 끊임없이 자신을 수양하며 부끄럼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군자의 도리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스승의 위로와 격려도 잠시,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을 만나니 다시 걱정과 두려움이 구름처럼 몰려왔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형은 반란 때문에 머지 않아 죽게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 반드시 죽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이 홀로 있구나라고 하면서 고아같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자하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려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있다고 한다. 군자가 공경함에 잃는 것이 없고, 남에게 공손함에 예절이 있으면 사해 안의 모두가 형제일진데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걱정하겠는가?”

 

공자가 제자에게 던진 불우불구()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떻게 불우불구의 덕목을 지킬 수 있을까. 이는 공자와 자하가 사마우에게 제시한 답변 속에 그 정답이 있다.

 

걱정과 두려움이 지배하면 개인이든 조직이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다. 걱정과 두려움은 사람을 과거에 갇히게 만들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 막는다. 사실 걱정과 두려움의 원천은 과거의 언행으로부터 나온다. 도덕성과 윤리성에 문제가 있다면 걱정과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자가 끊임없이 자기를 다스리며 자기절제와 자기연마를 강조하는 이유도 도덕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자신이 올바르게 섯을 때 걱정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남을 가르치고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

 

걱정과 두려움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도 찾아온다. 사마우의 고민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지레 짐작하고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는 데 잇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동료 자하가 말한대로 모든 것을 운명과 하늘에 맡기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는데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궁극적 낙관론(窮極的 樂觀論)’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어려움과 우여곡절이야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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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과 두려움들이 밀물처럼 몰려드는 날들이다. 현실에 충실하며 최선을 다했다면 되는 일이겠지만 어찌 사는 일이 이리 험난하고 힘겨운지 새삼 친정아버지의 예전 모습이 왜 그러했는지 이제서야 깨닫는다.

아버지는 매일 술을 반병쯤 드시고 주무셨다. 생각해 보니 걱정들로 잠을 이루지 못하신 것이리라. 술의 힘을 빌어서라도 잠이 드셔야 했던 아버지, 고만고만한 것들이 다섯이나 있고 일은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어느덧 그때의 아버지 나이가 되었다. 아버지는 술을 드셨지만 나는 책을 들었다. 매일 좋은 말씀 따라 오늘의 무거움을 털어내며 군자의 길을 찾는다.

공자의 말씀 하나하나가 나의 인생길을 인도할 것이다.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일궈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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