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헤르만 헤세/

다림영 2012. 9. 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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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것은 행복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지만 , 사랑하는 것이 행복이다.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기쁨이 멋진 것은 이유 없이 찾아오며 절대 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림책

 

행복을 체험하려면 무엇보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두려움이나 희망 같은 것에도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한데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얽매이게 된다.

후기 산문집

 

 

평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계속 우리 안에 살면서 우리를 떠나지 않는 평화란 없다. 그저 거듭거듭 쉼 없이 투쟁으로 얻어 내는, 매일매일 새롭게 싸워 얻어야 하는 평화만이 있을 뿐이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모두 입을 모아 비난하는 일에는 침묵을 지키고, 서로 적대하지 않는 인간과 제도를 보며 미소를 머금고, 개인의 작은 영역에서 사랑을 쌓아 나가 세상 전체의 사랑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 일에 더욱 충실하고 인내심을 키우며 조롱이나 비판같은 싸구려 복수를 중지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편지

나이가 들어 갈수록 자유롭고 편하게, 노련하고 관대하게 사랑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노인들은 흔히 젊은이들이 건방지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젊은이들의 몸짓과 행동을 모방하고 독선적인 행동을 저지르며 쉽게 모욕감을 느낀다. 노인은 젊은이보다 못하지 않다. 노인이 초라해지는 건 젊은 척 가장하려고 할 때뿐이다.

문학에 관하여

 

 

책을 읽는 것은 다른 향락과 같다. 진심으로 사랑을 듬뿍 담고서 푹 빠질수록 그 향락이 깊고 오래가는 법이다.

유고 비평집

 

 

누군가 던진 공처럼 인간에겐 갈 길이 미리 그려져 있다. 운명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조롱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오래전에 정해진 노선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운명은 우리 안에 깃들인 것이지 우리 밖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눈에 보이는 인생의 표면은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보면 일반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비극적이라고 부르는 것도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비극적인 겉모습에 무릎을 꿇는 사람들은 대단치 않다고 생각해 온 사소한 일 때문에 고통을 받고 몰락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중요한 것도 없고 중요하지 않은 것도 없다. 인생은 그림자()극이지만 우리 영혼에 담긴 사물의 영상은 깊고 섬뜩한 현실성을 지닌다.

문학에 관하여

 

 

현실은 돌 속에 갇혀 움찔거리는 섬광이다. 네가 그것을 깨워주지 않으면 돌은 변함없이 돌이고, 도시는 변함없이 도시이며, 아름다움은 그대로 아름다울 것이고, 권태는 여전히 권태로울 것이다. 네가 현실이라는 천둥 번개를 이용해 넘치는 너의 강물에 빠뜨려 줄 때까지 모든 것은 사물의 꿈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림책

 

 

한동안 살았던 곳은 작별을 고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기억 속에서 자리를 잡아 변치 않는 영상이 된다. 그 자리에 있으면서 직접 눈으로 볼 때는 우연과 필연이 똑같이 중요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중요하지 않은 것은 빛을 잃게 된다. 우리의 기억은 간직할 가치가 있는 것만 간직한다 . 그렇지 않다면 두려움이나 어지럼증 없이 되돌아볼 수 있는 시절이 얼마나 되겠는가!

작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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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녀석이 디자인 삼매경에 빠졌다. 교수님께 칭찬 몇 마디 듣더니 그 증상은 심해졌다. 그제도 어제도 저 혼자의 세계에 빠져 저녁도 잊고 새벽녘까지 디자인 구상에 정신을 몰두를 하는 것이다. 아침에 들여다보니 그럴싸했다. 등교하는 녀석의 등을 보니 즐거움이 가득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거리가 고요하다 . 추석 밑이라 믿겨지지 않는다. 일렁이는 바람과  구름 그리고 흐린 햇살만이 간간이 돌아다닌다. 동네사람들은 모두 시장 통으로 갔나보다.

 

누군가 던진 공처럼 인간에겐 갈 길이 미리 정해져 있다”......헤세도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난 늘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다. 모든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별스럽게 받아들일 아니라 여기곤 했다. 때문에 어떤 힘겨운 일도 가볍게 지나올 수 있었다.

어떠한 날 들 속에서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고 끔찍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저마다 빛을 잃었다. 나는 끊임없이 늙어가고 있고 삶의 열정들이 식어가고 있다. 오늘 이 순간 어제처럼 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이 심심한 것들이 내겐 가치 있는 것이고 귀한 것이라 여긴다. 예전엔 그렇지 못했다. 항상 밖에서 찾았고 특별한 것을 향했다.

특별한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것은 어떠한 정점을 찍고 급격히 낙하한다. 낙하의 시절이 올 것을 염두에 두고 각별한 가치로 귀하게 여기며 겸손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였다면  지금쯤 더없는 아름다움으로 머물었을 것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한발 늦게 찾아온다. 먼저 깨달을 수는 없는 것인가?  내 안의 나는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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