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목민심서/정약용著이민수譯/범어사

다림영 2012. 9. 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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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자기 재물을 희사(喜捨)한 일이 있을지라도 드러내어 말하지 말며, 덕(德)을 베풀었다는 말을 하지 말며, 남에게 자랑하지 말며, 앞 사람의 잘못을 말하지 말것이다.


凡有所捨(범유소사)라도 毋聲言(무성언)하며 毋德色(무덕색)하며 毋以語人(무이어인)하며 毋說前人過失(무설전인과실)이니라.

<해설>청렴한 사람이 봉록(俸祿)의 물품을 내놓아 백성을 돕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것을 자랑스럽게 큰소리치거나 스스로 덕을 베풀었다고 자랑해서는 안 된다.

두 연(杜衍)이 말하기를 "관리가 되는 데는 청렴이 제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남에게 알리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직 묵묵히 행하고 마음에 부그러움이 없게 해야 한다" 했다.



廉者(염자)는 天下之大賈也(천하지대고야)라. 故(고)로 大貪必廉(대탐필렴)이니 人之所以不廉者(인지소이불렴자)는 其智短也니라.

<해설>재물은 사람이 크게 좋아하는 바다. 그러나 그 좋아하는 것이 재물보다도 더 큰 것이 있다. 지혜가 원대하고 생각이 깊은 자는 그 욕심도 또한 큰 것이다.

일찍이 종(宗)땅의 야인(野人)이 땅 속에서 옥을 얻어가지고 사성(司成)자한(子罕)에게 바쳤더니 자한은 이것을 받지 않았다. 야인이 말하기를 "이것은 우리들 야인의 보배입니다. 원컨대 받아주십시오" 했으나 , 자한은 말하기를 "그대는 옥을 보배로 알지만 나는 받지 않는 것을 보배로 여긴다. 만일 내가 이것을 받는다면 그대와 나 모두 보배를 잃을 것이 아닌가?"했다는 것이다. 




守令乃佩符之官(수령내패부지관)이라. 機事多不虞之變(기사다불우지변)하니 應變之法(응변지법)을 不可不預講(불가불예강)이니라.

<해설>인품(人品)의 크고 작은 것은 그 사람의 도량(度量)의 깊고 얕음에 달린 것이다. 도량이 얕고 좁은 사람은 혹은 작은 일에 몹시 놀라거나 뜬소문에 마음이 동요되어 드디어 여러 사람의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들며 혹은 여러 사람의 비웃음을 사게 된다. 


큰 인물이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대체로 침착하게 담소(談笑)하면서 대처(對處)할 것이다. 그러니 모름지기 평소에 차례로 예전의 역사를 살펴서 옛 사람의 한 일이 마음속에 배어 있게 해야 일에 임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적의(適宜)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병법(兵法)에 말하기를 "허(虛)하면서 실(實)한 것처럼 보이고, 실(實)하면서 허(虛)한 것처럼 보이라" 했다. 이것도 또 수어(守禦)하는 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兵法曰虛而示之實(병법왈허이시지실)과 實而示之虛(실이시지허)라 하니 此又守禦者所宜知也)니라.

<해설> 당(唐)나라 장수규(張守珪)가 과주자사(瓜州刺史)가 되었을 때 오랑캐가 침입해왔다. 수규(守珪)는 태연히 여러 장수와 함께 성 위에서 술을 마시고 있자, 오랑캐는 그 준비가 있는 것을 의심하고 물러갔다. 이것을 보고 수규는 즉시 군사를 내어 이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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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래 전에도 지극히 기본적인 예와 법을 잊으며 행하는 이들이 많았던가 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에게는 바늘구멍만한 용서의 마음을 허하지 않으면서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허용하곤 한다. 이말씀들은 목민관(牧民官)의 지침서 이다. 세월은 변했어도 삶의 규칙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을 것이다.  부족하지만 부족함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고 바르고 평안한 아름다운 삶을 위해 남보다 스스로에게 엄하게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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