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참 아름다운 당신//도종환 외 지음

다림영 2011. 12. 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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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그녀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느냐 하면, 바로 아무도 내 곁에 없다는 생각이 들 때였다고. 삶이 너무 절망스러워 그때는 신마저도 자신을 버린것만 같았다고. 그럴 때 누군가 한 사람쯤은 내 등을 다독여 주면서 " 다 잘될 거야!"라고, 한마디만 해 주었으면 싶었다고.

이제는 자기가 그렇 사람이 되어 주고 싶다고.

그런데 내가 남들에게 줄 거라고는 이거. 오뎅 한 꼬치. 떡볶이 한 접시밖에 없어서 그게 마음 아프다고.

 

그 마음이 녹아 있기 때문일까?

그녀가 내놓는 건, 떡볶이든  순대든 오뎅이든 맛있지 않은 것이 없다. 언젠가 내가 오뎅 국물 속에 들어 있는 꽃게 몇 마리를 가리키며 아줌마는 오뎅 국물에 저런 것도 다 넣는 거냐고 묻자 그녀는 그랬다. 음식맛이라는 게 대단한 비법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손님이 먹어보고 맛있으려면 내 자식 먹는 음식 만든다,

"이 순대라는게 그렇다네. 옛날엔 먹을 게 귀했잖아. 음식이 귀한 시절에는 버려지는 돼지 창자도 아까웠던 거야. 그래서 버려지는 돼지 창자를 어떻게 먹을 수 없을까 해서 만들어진 음식이 이 순대라잖아."

 

그녀의 말을 들으며 나는 그녀야말로 수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버려진 돼지 창자처럼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녀의 삶. 그러나 그녀는 그 보잘것없는 돼지 창자속에 기쁨과 희망과 온기를 집어넣어 그녀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도 풍성하게 해 주고 있다....-이 명랑

 

"젊고 건강할  때처럼 체력이 따라주지 않기에 많은 일을 해내지 못한다. 우리가 기다리는 건 세월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오늘도 몸소 실천하는 사랑으로 부모, 형제 이웃을 섬기며 산다. 곡진했던 삶을 뒤로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홀로 살아가고 있다. 그가 정작 바라는 것은 오히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었다. 오늘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하루가 정장 아무 일 없이 지나는 하루였다.

 

그늘을 보고 햇빛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

햇빛을 보고 그늘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

그는 정녕 숯을 닮은 사람이다.

자신을 장렬히 불태워 사람에게는 명양이 되는 저 거룩한 숯! "-최명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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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자연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오늘은 정말 추워보이는 모습을 한 산 사나이를 방문했다. 다른 때는 그래도 낡으나마 제대로 틀을 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었는데 오늘은 그야말로 남루하기 이를 데 없는 시설 속의 남자를 찾아갔다.

그는 그곳에서 1년을 살았다고 한다. 그의 땅이라고 한다.  집을 지으려고 천막을 치고 사는데 그 형편이 남루하기 이를데 없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선 꿈을 지닌 웃음이 춤을 춘다. 밥을 들고 난 후 설거지도 냇물의 피라미들에게 맞기고 냇물을 식수로 쓴다. 그 물맛이 기가막히단다. 엎드려 먹는 그의 모습을 보니 우리 어릴 적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처럼 즐거운 행동이 보는이로 하여금 웃음을 머금게 한다.

 

그는 삶의 어떤 의미를 찾기보다 산속의 생활이 그냥 좋기 때문에 일상이 즐겁다고 한다. 아주 선해 보이는 두 마리의 개와 함께 아침산책을 나서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겨울풍경과 잘 어우러진다.

 

욕심으로 어우러진  세상속에서 가진 것 다 잃거나 혹은 버리고 떠난 삶이지만 작은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 조금씩 자신의 힘으로 일궈나가는 그가 존경스럽다. 오늘 난 참 아름다운 사람을 텔레비젼에서 만났다. 가진 것없고 낡은 것 속에서도 풍경처럼 편안해 보이는 그런 사람...

나도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큰 욕심을 꿈꾸지 않으며 소소한 일상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항시 웃음을 머금고 밭을 일구듯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며 일궈나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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