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아름다운 사람

다림영 2011. 3.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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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가 있는 전철역에 내리다보면 청소에 있는 힘을 다 쓰는 남자가 있다.

청소하는이가 그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아무도 그것을 해 낼 수 없다는듯 참으로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다.

걸레질도 수세미질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나는 그에게 누가 되지 않기위해 발뒤꿈치를 한껏 들고 계단을 오른다.

스님께서 <도>란 그렇게 무슨일을 하든 몰입을 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별스럽지 않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그냥 보아지지 않는다.  

무슨일을 하든, 어떤 일에 임할 때 마음을 다하며 순수한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일구어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3월인데.. 봄은 여전히 멀기만 한 것 같다.

내일은 중부지방 눈 주의보가 있다.

후.. 언제나 완연한 봄 속에서 작은새처럼 포르르  봄을 즐길 것인가.

 

 

*

바리스타자격증을 딴친구가 다녀갔다.

그녀의 눈에 나의 가게가 시들해 보이나보다.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함께 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적극 제의한다.

지방에 내려가서도 문자를 준다.

인터넷으로 찾아보긴 했다.

커피향속에 휘말릴 생각도 해보았다. 잠시 그 속에서 즐거웠다.

그러나....

 

 

*

마음가는 몇 친구에게 정말 오랜만에  문자를 넣었다. 한 일년도 넘은 것 같다.

그러나 모두 바람처럼 답신을 준다.

후..

이제 3월도 후반기에 접어들었는데 난 이 자리에서 도무지 벗어날 줄 모르고

친구들과 밥 한끼 술 한잔 함께 나누지도 못하고  매일 눈을 비비며 글만 읽고 있다.

아마도 내속에 웅크리고 있던 또 다른  마음은 오늘쯤 거리로 뛰쳐나가고 싶었는지 참을 수 없었는지

용을 쓰다가 결국엔 그렇게 짧은편지를 띄우고 답장을 받으며 간신히 긴 숨을 토한다.

누구든 나를 방문하면 순대랑 막걸리 한 사발 사달라고 말할 것 같다.

아무도 없다면  시장통에 달려나가 뜨끈한 순대와 막걸리 한병 사올 것 같은 분위기다.

..

열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삼백육십오일 꼼짝없이 틀어박혀 오늘도 도를 닦고 있고

오늘은 눈부신 햇살을 쬐다가 불현듯 괜한생각으로 흔들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트럼펫 연주곡을 틀어놓으며 '순대, 막걸리' ,'순대, 막걸리' 생각으로 5시를 맞는다.

책이나 읽어야지...

옛날 도인들의 글은 졸음을 불러오기만 하고 나는 언제쯤 그분들의 말씀을 터득하고

모든 것을 깨닫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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