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는 것도 보시입니다. 처음보는 사람이든 늘 대하는 사람이든 따뜻한 마음으로 그를 대하면 그는 행복해합니다. 따뜻한 마음은 마음도 따뜻하게 해 주고 몸도 따뜻하게 해줍니다. 눈에 호의를 담고 바라보는 것도 보시입니다. 상대방은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며 동의해주는 눈빛은 상대방과 나를 더 가깝게 해줍니다. 그래서 웃는 눈빛도 보시인 것입니다.
물으면 친절히 잘 가르쳐주는 것도 보시입니다. 나는 거기 살고 있고 그 일을 하기 때문에 잘 알지만 처음 대하는 사람은 두려워합니다. 정확히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어느길로 가야할지 몰라 주저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친절히 이것저것 가르쳐 주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보시입니다. 그는 도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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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얼굴로 말로 마음으로, 눈으로 행동으로, 소리없이 남에게 베풀고자 합니다. 큰 약속을 하기 앞서 작은 것을 고쳐나가고, 거창한 것을 이루기 위해 앞에 나서기 보다 어느 자리에서건 순간 순간의 삶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작은 일에 크게 화를 내고 사소한 일로 지나치게 흥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게 손해를 입히거나 피해를 주면 사람이든 짐승이든 그냥 참고 지나가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작은 일을 크게 만듭니다. 별것 아닌 일로 싸움이 벌어져 그도 상처받고 나도 불행해집니다. 어떤 싸움이든 싸움은 상대방만 다치고 나는 온전한 경우가 없습니다. 서로 크고 작은 상처가 나기 마련입니다.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행의 원인을 대부분 밖에서 찾습니다. 세상과 시대를 잘못 만나서 불행할 수도 있습니다. 환경이 좋지 않아서 어려서부터 고생을 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잘못 만나 힘들게 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들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가 만드는 불행도 있습니다. 파스칼은 "몸이 굽으니까 그림자도 굽는다. 어찌 그림자가 굽은 것을 한탄할 것인가."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내 마음이 불행을 만드는 것처럼 불행이 내 자신을 만들 뿐이다."라고도 하였습니다. 내가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불행을 자초하면 그 불행이 나를 만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매사에 불만이 많아 늘 투덜거리는 스님이 있었답니다. 어느 날 큰스님이 그를 불러 소금을 한 줌 가져오라고 일렀습니다. 그러고는 소금을 물잔에 넣게 하더니 그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그러고는 큰스님이 물었습니다. "맛이 어떠냐?" "짭니다."제자가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하였습니다. 큰 스님은 다시 소금을 한 줌 가져오라 하시더니 근처 호숫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소금을 호수에 넣고 휘휘 저은 뒤 호수의 물을 한 잔 떠서 마시게 했습니다.
"맛이 어떠냐?"
"시원합니다."
"소금맛이 느껴지느냐?"
"아니요," 그러자 큰스님은 말하였습니다.
"인생의 고통은 소금과 같다네. 하지만 짠맛의 정도는 고통을 담는 그릇에 따라 달라지지. 잔이 되는 걸 멈추고 스스로 호수가 되게나"
그렇습니다. 큰스님의 말씀처럼 고통도 담는 그릇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물잔만 하면 늘 얼굴을 찡그리고 살게 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녹일 수 있는 크고 넓은 수량을 지니고 있으면 내게 오는 고통은 오면서 서서히 녹아 흔적없이 사라집니다. 마음의 크기는 내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합니다. 마음을 크게 쓰는 훈련이 수양이며 극기입니다. 배움이나 기도나 성찰이라는 것이 다 물빛을 다스리는 일입니다.
"저 사람은 그릇이 큰 사람이야."라는 말이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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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일이란 내가 잘못을 하지 않아도 수용을 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수리비 총액 삼천원 때문에 나는 기막힌 일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1월1일에도 문을 열어야 했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우리눈엔 도무지 보이지 않는 너무나 미미한 스크래치임에도 절대로 용납을 못한다는 청년은 새것으로 물어내란다. 그 잘못을 한 공장 기술자에게 자초지종을 얘기를 하고 반을 부담해 달라고 하니 소비자 고발센타에 고발<청년의 말, 새것으로 물어주지 않으면 소비자 고발센타에 고발 ..>하란다. 청년은 기술자를 보고 물건을 맡긴것이 아니니 책임은 우리가 져야 한다. 한 사람의 너무나 미미한 잘못으로 생돈을 물게 되었다. 한 동네에서 일 이년도 아니고 10년가까이 장사를 하면서 별별 손님이 많았지만 이런손님을 만나긴 처음이다.
내가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을 알기에 나는 몇 번씩이나 내게 위로를 한다. '사람도 죽고 사는데 뭐'...
아침부터 부랴부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동반자를 서울로 올려보냈다. 탈없이 청년에게 새 물건이 가기를 기도한다. 아마도 더 큰 일이 있을 수도 있었는데 이 일은 나의 액땜이 된 것이겠거니 한다.
도종환님의 평화로운 숲속의 생활을 읽다보니 한결 마음이 안정되었다.
어제같아선 정말 다 접고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나이가 들어도 이렇듯 살기가 어렵다니 했다.
손님이 그렇게 새물건을 꼭 받아야 한다면 ...
뒤로 한 발 물러나 손님입장에서 서 본다.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 맞서지 않고 한발 물러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본인의 잘못없이 타의에 의해서 죽거나 다치는 일이 사방에서 일어나고 있다.
난 죽지는 않았다. 감사하다. 사실 얼마전에도 이십대후반의 청년에게 된통 혼이 났는데 아, 귀하게 자란 녀석들의 마음엔 도무지 남에 대한 배려가 눈꼽만큼도 없다. 아이들 인성교육에 한껏 마음을 실어야 하겠다. 녀석들도 살다보면분명 타의에 의해 상처를 받게 되리라. 언제일지 모르지만 꼭 깨닫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남이야 어떻게 되는 말든 상관않고 자신의 배불리기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모습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것은 절대 옳은 일은 아니다.
2011년 1월, 거창하게 시작했다. 책속에서 안정을 찾는다. 그분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산중생활을 그려본다. 사는것이 별것일까. 그저 한 발 뒤로 물러나면 숲속처럼 마음은 평화로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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