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To Do /Before I Die마이클오그던&크리스 데이/이은선옮김/한겨래출판

다림영 2010. 12. 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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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오그던&크리스 데이

시카고와 위싱턴 DC에서 성장기를 보낸 마이클 오그던은 현재 런던에 거주하는 서른 세살의 작가 겸 편집자 겸 연출가이다. 그의 2DO리스트에는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기차로 여행하기','결혼하기','할아버지의 줄무늬 양복을 입고 공연하기' 등이 있다.

 

크리스 데이는 런던에 사는 서른 살의 삽화가이다. 그의 2DO리스트에는 '연설하기','파이프 담배 피우기','가정 이루기'등이 들어 있었다. 그런 고로 얼마 전까지 겨울밤마다 담배로 도넛을 만들었고, 갓 태어난 아들에게 웅변의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

 

무언가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기차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낯선 음식을 시도해본다. 여행가방에 스노클을 챙긴다. 색다른 문화를 체험한다. 새로운 냄새를 맡아본다. 길을 잃어본다. '맥주'와 '화장실'에 해당되는 여러가지 외국어를 배운다. 엽서를 쓴다. 사진을 찍는다. 마지막 행선지에 도착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오른쪽이아니라 왼쪽으로 간다. 난생 처음 희열을 경험한다. 일상을 바꿔본다. 한계를 실험한다 장난삼아 저질러본다. 기분이 어떤가 알아 보기 위해 외모를 바꿔본다. 세계관을 전면 수정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나 자신을 놀라게 한다.

 

시험을 본다. 눈물을 참는다. 부상의 위험을 무릅쓴다. 팔다리가 쑤실때까지 참는다. 기진맥진할 때까지 싸운다. 인내심의 한계를 실험한다. 미친듯이 뛰는 맥박을 느낀다. 한 명의 이성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내기에 이긴다. 힘껏 도약한다. 높은 곳에 오른다. 위험한 일과 정면승부한다. 체력을 기른다. 결승선을 넘는다.

...

 

 

오랜도보여행을 한다.

헬리스, 29세 런던

나는 황량하고 인적이 드문 글렌코아 라노크 황야를 떠나 스코트랜드의 웨스트하이랜드웨이로 떠났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 우리 집에 있던 비스킷 깡통에 그려진 산악 지방을 보며 산악지방은 어떤곳일까 궁금해 하기도 했다.

153킬로미터에 달하는 고대 스코틀랜드의 통행로인 웨스트하이랜드웨이를 걷는 데에는 6일이 걸렸다. 나는 필요한 준비물을 모두 등에 짊어지고-텐트와 비스킷이 가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나만의 속도로 걷기 시작했다. 속을 달래주는 비스킷, 상처를 달래주는 일회용밴드, 기분을 달래주는 맥주를 건네는 동지들이 항상 내 곁에 있었고, 한 번은 무지갯빛 넓은 강가에서 지는 해를 감상하며 세 가지 코스로 이어지는 저녁을 먹기도 했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얻었다. 평상시에는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 저마다 각양각색의 이유로<1주일 안에 3킬로그램을 빼기 위해,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 뺀질거리는 신병을 훈련시키기위해> 길을 떠난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겼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름다운 언덕을 굽이도는 동안 몇 시간이고 이어지는 고독과 평화였다.

 

 

나무를 심는다

콜린.72세 , 레치워스

1937년 , 조지 6세가 왕위에 올랐을 때 어린 학생들은 그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인근 공원에 칠엽수를 심어 가로수 길을 만들었다.

우리는 나무 심기에 어울리지 않는 깔끔한 옷차림이었는데, 나무 밑동 주변에 흙을 쌓으라는 말과 함께 조그만 삽을 건네 받았던 여섯 살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무를 잘 심으려면 뿌리 주변을 단단히 밟아 주어야 된다고 했다. 우리 반에서 제일 뚱뚱했던 뚱돼지 윌리엄스가 선생님의 임명 아래 큼직한 신발을 흙 속으로 움푹 빠뜨려가며 새로 심은 나무 주변을 열심히 밟았다.

그 뒤로 거의 70년이 흐른 지금, 건강하고 큼지막하게 자란 그 칠엽수보다 내 나이가 더 많다니 감회가 새롭다. 나는 공원에서 반경 몇 백 야드 안에 줄곧 살았기 때문에 '내 나무'를 관찰하며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잇엇다. 높이 27.5미터. 둘레 1미터로 으리 으리하게 자란 그 나무를 볼 때마다 항시 기쁠 따름이다.

 

 

거창한 목표는 언제나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그것이 거창한 목표의 매력이다. 거탕한 목표를 이루려면 전에 없는 집중력과 임기응변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한 착상을 현실로 만들었을 때, 즉 무에서 유를 창조했을 때 찾아오는 엄청난 만족감은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스티브 잡스는 침실에서 애플사를 설립했다. 조지프 헬러는 8년동안 출근하기 전 아침 시간을 이용해 <캐치 22>를 썼다. 아니타 로딕은 5개년 계획 따위도 없이 조그만 숙박시설을 꾸리며 악전고투하다 바디샵을 설립했다. 1980년대에 블랙 플래그라는 밴드가 친구의 소파에서 잠을 자고 다른 사람들의 거실에서 공연을 벌이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기 전까지 미국에는 '얼터너티브 음악'이라는 것이 없었다.

 

목표 그 자체 때문에 소중한 경험으로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기억에 남는 것은 미친듯한 열정이다. 야망은 예측이 불가능한 존재이다. 가장 완벽한 계획도 뜻밖의 사고를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은 도중에 발견하는 값진 사실들이다.

..

후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루만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하지만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 최선의 태도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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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리있는 꿈은 두고 내가 그래도 쉽게 할 수 있는, 이룰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노트에 적어야 하겠다. 일주일안에, 한달안에, 일년중에 ....이러한 기간 속에서 하고 싶은 것 이루어내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고 하나씩 금을 그어가며 미소를 짓게 되는 사소한 기쁨을 즐기는  날들을 꿈꾸어야 하겠다.

 

텔레비젼에서 서울에서 춘천까지 한 시간거리로 단축되었단다. 전철이 생긴것이다. 아름다운  풍경은 그대로이고 거리는 한 달음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소식만 들어도 가슴이 부푼다.  하고 싶은 계획속에 그것 하나 끼워넣어야 하겠다.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친구들과 경춘선을 타고 다녀왔던 춘천가는 길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삼삼하게 떠오른다.

 

남의 새 집에 세를 산다. 집에 어울리는 새 물건들은 하나도 없고  가구들이 남루하기만 하다. 아이들 책상 또한  남이 버린 것을 쓰는턱에 색깔조차 동떨어져 있다. 따뜻하고 바람이 간간히 부는날 문을 열어 놓고 집과 어울리도록 페인트 칠을 해보아야 하겠다.

아이들과 함께 오래된  동네의 골목 벽화를 꼭 함께 보아야 하겠다. 그곳에 그린 밝은 그림만 보아도 그저 웃게되고 즐거워지는 기분을 안겨주고 싶다.

 

하고 싶었던 많은 것들이 영화필름처럼 스르르 지나간다. 하나씩 열거하며 즐거움으로 그것을 해내는 기쁨을 맛보며 재밌고 환한 일상을 만들며 행복해야 하리라.

 

눈이 온다. 어떤 껌을 파는 장애우가 신이나 죽겠다는 표정이다. 나이는 서른이 다 되어 보이는데 영락없는 아이의 표정이고 말투다. 눈이 와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한다.  세상의 온갖 시름은 혼자 다 떠안은듯 무거운 표정으로 나는 앉아있는 것은 아닌가?  금새 다녀간 그처럼 그래 눈이 오니까 너무 좋으네 하고 다른것은 꼭꼭 접어두고 다만 눈 하나만으로 환해질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하겠다.  소원했던 친구들의  전화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눈과 함께 겨울소식을 묻고 새해의 인사를 꼭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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