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아, 노인이여

다림영 2010. 11. 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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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노인 같은 그런 분이 시계 때문에 그제 오셨드랬다.

그분이 다시 오늘 내게 들렀다.

눈을 뜨고는 봐주지 못할 행색이다.

간신히 말문을 연다.

때가 절은 시계 두개를 가져와 고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차라리 버리는 것이 나을 그런 모양새였다.

분리수거하는 자리에 가 보면 흔한 그런시계다.

후..

어디가 아픈지 얼굴은 병색이 가득하고 온갖 시름이 내려앉았다.

 

전혀 맞지 않는 건전지가 들어 있었다. 제몸에 맞는 것으로 바꿔주니 시계가 간다.

시계 몰골은 형편없어도 째깍째깍 잘 간다. 참 다행이다.

나이가 들어도 큰 아픔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계처럼 굳건히 내 힘으로 하루를 살아내면 되는 것인데....

 

노인이 인사를 하고 문도 겨우 열고 나간다.

..

 

신문에서 우리나라 앞으로 노인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답답하고 안타깝고 미래가 걱정되어 불안하다.

이 동네는 유난히 가난한 노인들이 많이 보인다.

자식들이 있어도 돌보지 않는 것 같다.

 

언젠가 폐지줍는 노인에게 포도 한 송이 드렸더니 그 한 송이가 먹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사먹었다며 그 작은 한 송이에 얼마나 감동을 하시던지...

 

그들은 그렇게 살고 싶어 사는 것이 아니다.

자식들에게 희생하고 삶에 노예가 되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리라.

사람 앞 일을 어찌 알겠는가?

열심히 노력하는 날들이지만 늙어지고 힘이 없어지고 병이 생기면 그 누구도 장담 못 하는 미래다.

신문에서 얼핏 본 글 내용처럼 노인문제는 가족만이 떠안을 수는 없다.

가족과 나라가 함께 안아야 할 문제다.

 

아이들을 잘 낳지 않는 나라 1위라고 했던가? 

미리 짐작하지 않아도 앞 일은 불을 보듯 훤하다.

어찌 살아야 할 것인가?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 미래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생활반경을 자꾸만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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