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황당 과 당황속에서

다림영 2010. 10. 1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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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이었다.

늘 타던 버스인데 버스앞에 내가 가는 역 이름이 씌여 있지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언제나 그 버스를 탔으면서도 느닷없이 기사님에게 그곳에 가냐고 물었고

기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곳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이상했다.

왜 그런생각을 했고 왜 물었는지  알수가 없었다.

참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무엇에 홀린 것 같았다.

 

비슷한 번호의 다른 버스를 아무 생각없이 탔다.

내가 탄 버스는 집에 돌아올 때면 타는 버스였다.

내가 타고가야 할 버스는 내가 집에 돌아올때 타는 버스에 - 몇이  붙는다.

 

아뿔사 ..

그런데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아니, ..

할말이 없었지만 걸어걸어 다른역으로 가야했다.

그리고 가게에 도착했는데

이런..

참..

열쇠가 없는 것이다.

옷을 바꿔 입으면서 분명히 주머니를 뒤져보고 있는 것을 다 가져왔는데도

열쇠를 생각지 못하다니 그럴 순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황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수 밖에 없었다.

후...

집에 계시는 시어머니께 역으로 가져나와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도

눈도 어두우시고 혼자 버스를 타는 일도 별로 없고 해서 생각다 못해  그냥 다 두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 황금같은 시간에 말이다.

한숨이 푹푹 땅이 꺼져라 쏟아졌다.

 

내가 실수를 해놓고도 얼마나 열이나고 화가나던지..

기가막히고 코가막힐 일이었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일이다. 화를 낸다고 열을 올린다고 쏟아진 물이 담겨질리 없는 것이었다.

..

 

머릿속에  마음속에 들었던 화나는 일들을 지우개로 지우며 역으로 향했다.

지우자 지우자.. 깨끗하고 하얗게 ...그리고 라이트 스위치도 눌러야지...

후후후..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책을 읽으며 그렇게 그렇게 전철에서 내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집까지 다녀온 것이고 가게 문을 여니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

아하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하늘은 높았고 솜사탕 같은 구름은 파란하늘을 유영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 다음 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그 기막힌 일들을 빨리  지우개로 지우고 또 먹구름이 끼었던 마음방에

라이트스위치를 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계속 그마음을 지니고 있었다면 그 다음 무슨일이 생겼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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