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여행

갯골길

다림영 2010. 10. 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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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걸으면 더없이 좋은 길이다.

염전의 지난 흔적들과

빨간 식물들

그리고 갈대와 갯벌..

....

 

어느자리이든 자리를 깔고

갈대흔들리는 소리와

물들어오는 소리를 들으며

그냥 누워있어도 참 좋겠다.

 

 

 

 

 

 

 

어느계절보다도 가을이 어울리는 길

 

 

생전 땅을 제대로 밟지 않던 녀석

고등학교 이학년 ..

시험이 끝난터라 무슨수가 있어도 들녘의 바람을 쐬어야 한다는

엄마의 억지에 붙들려 나오고...

책을 끼고 나섰다. 어디서든 앉으면 봐야 한단다.

일어급수시험을 앞두고 있다.

..

시들거리는 모습이란..

아이들이 나보다 늙은 것 같은 느낌...

얼굴은 누렇게 떠서는...

 

 

자전거 타는 사람만 무지기수로 보았는데...

이곳엔 말을 타는 사람도 있었다.

어디선가 경쾌한 말발굽 소리에 돌아보니...

와...

 

 

한때 바쁘고 땀흘렸을 염전...

모든것은 그렇게 과거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궁시렁 거리던 막내...

그러나 이곳에 오려면 자전거를 타고 어찌와야 되는지를 묻는다.

친구들이랑 자전거타고 오고 싶단다.

안될 소리...

 

 

붉은식물들..

 

 

막내혼자 신이 났다.

벌에는 조그만 구멍들이 굉장하게 많았는데..

갯벌의 생물들이 들고나는 나루터였다는 사실...

돌 하나 던져보니 흙색깔과 같은 살아있는 것들이 우왕좌왕 도망가느라 난리!...

 

 

 

 

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낚시하는 이들도 많았다.

 

 

 

조그만 게들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막내...

뭘잡아보겠다고 하지만 어찌 잡나?

..

 

 

가까운 곳에 이렇듯 아름다운 갯벌이 있음을 알고도 오지 못했다.

정말 괜찮은 나들이길이었다.

 

 

이 사람을 지켜보았는데 처음엔 우린 허수아비인줄 알았다.

저모습으로 정말 아주 가만히 꼼짝도 않고 서있는 것이다.

그런데 허수아비가 아니었다.

무엇을 들었는지 그것으로 뭔가를 잡고 있었다.

풍경속에 그가 있어  얼마나 멋지던지..

밀레의 그림은 저리가라였다.

 

 

얼마 걷지 않은 줄알았다. 두시간이 다되어간단다.

집에서 점심을 하고 나왔지만 도시락을 펼쳐야 했다.

모두들 배가 고프다고 난리였다.

마치 로마 어디쯤 있을법한 석고 기둥인지 다리인지 앞에서 자리를 깔고

끝없이 펼쳐진 풍경에 입을 다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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