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길을 가는것
"생즉도生卽道, 산다는 것은 길을 가는 것이다. 오행오도吾行吾道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여행여도汝行汝道,너는 너의 길을 가야한다.도道는 동양사상의 중심개념의 하나다. 인간의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인 길이요 또 하나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길이다.
전자는 우리가 날마다 걸어다니는 물리적인 길이다. 서울로 가는길, 고향으로 가는길, 이것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길이다. visible way다. 이 길을 가는 것은 쉽다. 이 길은 이행도易行道다.
후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길이다. invisible way다. 이것은 도덕적인 길이요 윤리적인 길이다.
사람이 사람 노릇을 하고 인간이 인간 구실을 제대로 하기 위하여 반드시 실천해야 할 규범적規範的 당위적當爲的이다. 이 길은 가기 힘들다. 이 길은 극기를 요구하는 고행도苦行道요 수양이 필요한 난행도難行道다."
오래전 큰아이를 가졌을 때이다. 나는 언제나 큰길 똑바로 난길을 걸었다. 그것은 마음으로 아이가 바른길을 걷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고 날마다 두갈래의 길이 있다면 보다 넓고 크고 똑바른 길만 골라서 갔다. 그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를 가진 엄마의 태교였다. 작은 바램으로 열달동안 하루도 생각을 거르지 않으며 그렇게 걷곤 했다. 그것은 아이가 걸어갔으면 하는 길이지만 나 또한 그길로 걷기를 희망하며 두가지의 길이 있다면 반드시 선택하여 방향을 틀고는 했던것이다.
다른 이들을 염두에 두지 않으며 나 혼자 걸을 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여러가지 책임과 의무로 엄마의 길, 아내의 길, 며느리의 길, 딸의 길, 누나의 길로만 가고 있다. 그러한 여러가지 짐을 지고 가는 길에 작은 쉼터를 만난다면 나는 그제서야 오롯이 나만의 길을 생각하곤 한다. 나의 길은 무엇인가. 어디로 걸어야 가장 후회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것이며 보람된 날들이 될 것인가 하지만 이 모든 길을 묵묵히 걸어내는 것이 아마도 나의 길일 것이다. 하지만 나만의 길을 잊지 않으며 틈틈히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준비된 자는 언젠가 행운이 눈앞에서 지나갈 때에 날개를 펼치며 그 길을 따를 수 있을 것이므로...
유유자적悠悠自適
공자는 낙樂의 인人이었다. 공자처럼 인생을 사랑하고 즐겁게 산 사람이 없다. 그는 낙의 천재요, 낙의 달인이었다.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논어>의 제 1장 첫머리는 '즐거울 낙樂'자에서부터 시작한다.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논어><學而篇>
학문을 좋아하는 정다운 친구가 먼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절친한 학우와의 뜻하지 아니 한 만남처럼 즐거운 일이 없다.
<논어>에는 '낙樂'자가 여러 번 나온다. '낙'자는 상형 문자다. 고대 중국의 악기를 본뜬 글자다. 글자를 뜯어보면, 나무로 만든 받침대의 중앙에 큰 북이 매달려 있고 그 좌우에 조그만 북이 네개나 달려 있다.
이 악기를 신나게 두드리면서 즐거워했다. '낙'자의 원래의 발음은 '풍류 악'자다. 음악은 곧 즐거운 것이다.'악樂'즉'낙樂'이다.
무슨일이나 즐거우면 좋아하게 된다. 그러므로 '좋아할 요'자로 발전했다.
'자왈 지자요수 인자요산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논어><雍也篇>
지자知者는 쉼없이 흐르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仁者는 태연부동泰然不動의 산을 좋아한다.
..
...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子曰 知之者 不如好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논어><雍也篇>"
아는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자만 못하다....
제빵왕 김탁구에서 보면 마준은 많이 배우고 실력도 누구보다도 갖추었으나 즐기는 삶을 살지 못하는 반면 탁구는 겨우 초등학교도 다니다 말았으나 빵 만드는 것을 즐긴다. 즐기는 자를 이길 사람은 그누구도 없을 것이다. 즐기는 자는 누군가를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그냥 좋아서 재미있어서 행복해서 즐기는 것이다. 일도 그 무엇도 모든 것을 사랑하며 즐기는 자세로 임하며 행복한 인생의 수를 놓아야 하겠다. 하루하루가 순간순간이 환한 꽃처럼 피어날 수 있도록....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인원호재 아욕인 사인지의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논어><述而篇>
'인仁은 결코 고원高遠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인을 간절히 원하면 나는 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가 인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인을 원하는 마음이 절실하고 간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은 결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 있다.
원하는 마음이 절실하고 간절하지 못하기때문에 이루지 못하는 것...
오늘도 간절히 원하고 나아갈 것을...
머릿말 중에서
어디에 사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무엇을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엇을 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얼마나 오래사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보람있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엇을 성취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금년에 84세가 되엇다. 나의 여생은 얼마 남지 않았다.
80고개의 언덕에 서서 인생이란 무엇이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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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즉학生卽學, 산다는 것은 부단히 배우는 것이다.
생즉업生卽業, 산다는 것은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생즉애生卽愛, 산다는 것은 깊이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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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히 배우며 열심히 일하며 깊이 사랑하며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좋은 책을 부단히 읽으며 모난돌을 다듬듯 갈고 닦으며 거듭나야 하리라.
즐거운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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