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태풍 때문에

다림영 2010. 9. 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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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태풍이 아니라는데도 그앞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이었다.

밤새 문이 덜커덕거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출근시간엔 전철을 40분이상 기다려야 했다.

 

아파트앞 거대한 소나무 두그루가  뿌리채 뽑혀 있었다.

거리엔 태풍에 잘려진 나무와 나뭇가지  그 잎들이 쌓여 있었다.

여기저기 알수없는 물건들도 굴러다니고 있었고

각종철골도 휘어져 있었고 어떤 것은 아예 넘어져 있었고

간판도 떨어져 있는 곳도 있었다.

그때 그곳을 지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침엔 물이 나오지 않아 설거지는 물론이거니와

아이들은 세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교에 가야했다.

전기도 한시간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의 불편은 여기에서 그쳤겠지만

시골의 농사짓는 사람들과 해안의  피해는 얼마나 클까..

쑥대밭이 정말 따로 없다.

차마 눈을 뜨고 보지 못하겠다.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일까

바람이 무서워 이른아침엔 문도 열지 못했고

나갈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다.

 

 

죽은사람이 몇명이나 된다고 한다.

자연앞에서  세상을 지배한다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만약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하고 생각해 보았다.

단 하루에 이렇게 엉망이 되고 말았는데 ..

전쟁이 나도 살겠다고 라면을 준비하고 쌀을 사고 부르스타를 사놓고 하던때가 언젠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너무 어리석었다.

물이고 전기고 그 어느것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터이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일터인데

그 모든것이 무슨 소용일까도 싶다.

 

태풍을 만나고 자연앞에 너무나 작은 존재 인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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