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배우다

비닐 속의 백골

다림영 2010. 8. 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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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8/23 월요일 / 특파원칼럼/신정롤/도쿄 특파원

 

지난 19일 도쿄 인근 사이타마시에 있는 한 화장터에서 76세의 한 남성 노인이 재로 변했다. 지켜본 사람은 아들과 친척 2명등 3명뿐, 허리가 아파 돈을 벌지 못하는 아들은 아버지의 고향인 홋카이도에 있는 집안묘지에 매장하고 싶어하지만 돈이 없어 언제 가능할지 기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노인이 죽은 것은 지난 15일 오후, 5만5000엔짜리 월셋집에서엿다. 사망 당시 창자 내 온도는 39도. 전형적인 열사병이었다. 이날 기온은 오전 9시에 이미 31도를 넘어섰고, 오후 2시에는 35도까지 올랐다. 집안에 에어컨과 냉장고가 있었지만 쓰지 않은지 10여년 전 돈이 없어 전기와 가스를 끊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은 허리가 아파 몇 년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노인 앞으로 한달에 몇 만엔 나오는 연금이 수입의 전부였다. 집세 내고 밥먹으면 한 푼도 남지 않았다.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치고 있는 일본에서 지난 6월부터 8월 15일까지 두 달 반 동안 이렇게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노인 <65세이상>이 무려 1만5000명을 넘었다. 정확한 통계는 잡히지 않고 있으나 이 가운데 1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8일 오전 도쿄 오타구<區>의 구청 직원이 104세 할머니의 집을 찾아갔다. '유령고령자'문제 때문에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몇 차례 헛방문 끝에 겨우 만난 아들 입에서 충격적인 얘기가 나왔다. 몇차례 헛 방문끝에 겨우 만난 아들 입에서 충격적인 얘기가 나왔다. 다른곳에 살던 2001년에 어머니는 이미 사망했으며,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할 때 시체를 큰 가방에 넣어 옮겨왔다고 했다.

 

 

구청 직원이 가방을 열자 비닐에 싸인 백골이 나왔다. 아들은 2004년까지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노령연금을 타 먹었다. 2007~09년 3년간은 구청이 지급하는 '장수축하금'15만엔도 받아썼다.

지금 일본에선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이런 엽기적 사건들로 사회전체가 휘청거린다. 가까이 지내는 일본인들은 이얘기만 나오면 명연해한다.

 

 

20일 현재 전국에서 확인된 100세 이상 유령 고령자는 이미 400명을 넘어섰다. 조사 대상을 70세나 80세 이상으로 낮추면 얼마나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제도 탓일까. 오히려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노인 복지제도는 세계가 알아주는 수준이다. 병든 노인들이 전문시설에 들어가 의료생활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요양보험제돌ㄹ 도입한 게 벌써 10년 전이다.

 

 

75세 이상 노인들이 의료비의 10%만 내면 모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후기<後期>고령자 의료보험제도'도 2008년 도입했다. 2009년에 GDP성장률은 -5.2%였는데도 의료비는 3.5%늘어나 국가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인복지제도들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도입된 복지제도는 되돌리기 어렵다.

 

 

이 현상들을 고령화 사회의 그늘 정도로 치부하면 그만일까. 그렇게 가볍게 보고 넘어가기에는 사태가 너무 심각하다. 그래서 일본 정부와 언론은 물론 재계와 시민단체들까지 이 문제에 달려들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아낼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일본보다 출산율은 낮고 고령화 진행 속도는 더 빠른 한국의 10년 후가 이런 모습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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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훨씬 잘 살고 있는 일본의 문제가 이렇다.

산부인과 병원이 문을 닫거나  경영이 어려워  그 의사들이 요양원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도 오늘 신문에서 보았다. 보통문제가 아니다. 아이를 낳지 않아 인구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반면 노령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들었다.

 

일본도 이렇게 심각한데 우리나라에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연금도 그렇고 보험도  내가 노인이 될 때에는 그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들은 밤낮으로 서로를 헐뜯으며 나라는 산으로 가는지 들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당장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어린아이문제, 교육문제, 청년 실업문제...

산부인과가 경영난에 부딪히고 그 의사들이  요양원으로 향하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탄탄한 계획으로 앞으로 다가올 노인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할 터이다.

 

내가 출근하는 시간엔 온통 노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지하철은 공짜 손님뿐이다.

심각하기가 이를데 없어 보이는데 지금 계획하고 대비하고 있는 일들은 무엇일까..

이것은 개인의 문제인가?

암담한 그 미래가 선연하게 그려지는데 일본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데 ...

 

아이셋을 키우느라 허리가 휘고 나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생로병사가 당연한 일일진대

건강하지 않으며 오래사는 것도 죄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내가 노인이 될때는 그옛날의 고려장도 나올것 같기도 하고 천지에 노인들이 배회할 것이다.

젊을때에는 가난해도 젊음 하나로 부자가 될 수 있지만 나이 들어 가난하면 그것보다 기막힌 일은 없다. 지금 나의 가게 앞을 지나는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모습이 남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기는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수치에선 좋아진다고 하고 , 자식들에게도 남들처럼 해 주지 못하고  나 또한  미래를 준비하지도 못하고 있다. 다만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는 것이 전부이다.

일본의 저 노인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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