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영화

안경

다림영 2010. 8. 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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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51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상 수상작품이다.

 

지루하기도 한 영화였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에게 필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종일 바다만 보고 앉아 있거나 그냥 심심한 얘기를 하거나 밤에 모여 앉아 술한잔을 한다거나 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다.

 

주인공은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곳에 머물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늘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길이 들었던지라 종일  바다만 바라보며 심심하기 이를데 없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었다.

 

 

 

 

 

그저 아침이면 일어나서 체조를 하고 음식을 나누고 이런저런 별스럽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며 심심하게 하루를 보내는 이들, 그들은 그렇게 보내기 위해 그곳에 온 사람들이다. 그녀는 하루를 묵고 작은 가방을 챙겨 나오며  묻는다. 볼거리가 있는곳을 알려달라고....?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이 있는곳외엔 별 볼것이 없다며 오직 젖어들기를 권할 뿐이었다.

 

그녀는 도저히 그곳의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근처의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겨야 했다.  그러나 그녀가 다시 도착한 곳은 하루종일 땀을 흘리며 밭일을 하고 식사를 해야 하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그녀는 도리질을 하며 다시 먼젓번 여행지로 돌아온다.

 

여기서 우리는 굉장히 웃었는데 생각해 보면 별스럽지도 않은 장면<?>이었는데 마구 웃었다.

 

 

그리고는 서서히 그들과 함께 모든 사소한 것들에 젖어들기 시작한다. 결국그녀는 조금 웃음이 나기도 하는 아침체조도 하고 매실 한조각을 꼭 지켜 먹으며 식사를 하고 그저 심심하기 이를데 없는 ... 보이는 것이라곤 하늘색 청정한 바다와 몇명의  사람들속에서 조용하게 흘러가는 시간에 익숙해 진다.  바다가 전부인 그 곳에 다만 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한다. ...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전쟁게임에 정신을 놓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이 영화는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뒤에 무엇이 있을 것 같은 표정으로 한시간이 넘는 시간 무료한 영화를 끝까지 함께 보았다. 참을성없는 사람은 절대 보지 못할 영화인데 말이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다른것을 볼까 하다가 그만두고 끝까지 보았고 처음 영화를 고르게 된 까닭은 영화배경음악 때문이었다.  영화속 바다 빛깔 같은 음악이 여러곡 흐르는데 참 좋았다.  카모메 식당에서 나왔던 중년 여배우의 흔들림없는 모습 또한 심심한 영화의 재미였다.

 

바쁜 세상의 굴레에서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다. 자연에게 나를 맡기고 그저 그 흐름대로 며칠 살아보는  것도 세상에 찌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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