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를 읽다

인간극장 내 사랑 단테

다림영 2010. 8. 2. 12:31
728x90
반응형

 

토요일의 밤은 내게 있어 많이 웃고 감동받고 싶은 시간이다.

평일과 똑 같은 시간에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과 얘기하며 웃으며 고단했던 일주일을 털어내고 싶어 텔레비젼앞에 편하고 느리게 앉아 즐긴다.

프로그램이 신통치 않으면 케이블방송을 보게 되는 데 ..

언제 방송했던 것인지 모르는 인간극장 '내사랑 단테'를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보지 않아 그들이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 왜 한국에 살게 되었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다만 그렇게 열심히 아이와 가족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에게 인간적인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다른곳으로 채널을 돌릴 수 없었다.

그의 이름이 코리 였던가.. 서른세살의 잘생긴 호주남자였다.

엊그제 본 것임에도 난 이렇듯 가물가물 하다.

 

 

한국인 아내가 그를 닮은 아들을 낳은지 2주되었다. 산후구완을 장모님이 해주시고 너무나 귀여운 아들의 이름은 단테다. 그는 그 갓난아이에게 쉼없이 이야기를 한다. 아직 제몸도 가누지 못하는 아이에게 세상을 세세하게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몇날을 아이가 있는 방의 천장에 하늘의 별자리를 그대로 옮겨놓는 작업을 한다.  아기를 어찌 키워야 하는지 꿈에 부풀어 공부를 하고 영어로 말했다가 한국말로 이야기 했다가 밖의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피곤할터인데 그런것은 생각지도 않고 아이가 사랑스러워 아빠로서 무엇이든 해 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쩔줄을 몰라한다.

 

장인어른 장모님과의 정이 여기저기 묻어난다.  그들의 관계와 하루가 얼마나 재미있던지...

어느날밤 이십일도 채 안된 아기를 안고 그가 나가려고 했다. 장모는 말리지만 그는 아이에게 세상의 밤을 보여주고 싶기만 한 것을 절대 물리고 싶지 않았다. 장모와의 이야기 속에 그가 한 말이 얼마나 웃기고 아이같던지.. "장모님...고양이가 단테 물어가요 물어가나요..?'

..우하하하.. 너무 웃겼다.

그는 아이에게 이 세상을 하루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어느날은 바다건너에 있는 그의가족과 화상통화를 하게 되는 데 그의 가족이 컴퓨터창에 모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단테의 출생을 나누는 기쁜 통화를  보니 그의 가족 분위기가 금새 전달되었다. 감동 그 자체의 가족이었다.

 

그는 돈을 쓰는것에 있어 정확하다. 절대로 십원하나 백원하나 틀리는 법이 없다.

이것은 보통의 사람들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저 대충 왠만하면 그런가 ..어딘가에 썼겠지 하고 마는 부분이다.

이제는  그의 아내가 가계부를 쓰는 것을 보니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 모든 영수증을 노트에 붙여 놓았고 세세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이것또한 그의 부모에게서 배운 것이리라.

..

가계부를 쓰는 나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부족하다. 나는 어디부터 달라져야 하는 것인가...

 

 

한 사람이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부모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교육관, 생활철학 모든 것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다정한 그를 보니 그가 어떻게 자랐을지 확연히 드러난다.

 

그의 아내는 모든 것이 갖춰진 남자와 결혼하리라 했다. 그러나 그를 만나고 결혼해서 하나씩 둘씩 채워가는 기쁨때문에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한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내내 어른거렸다.

그들의 꿈은 황토집을 지어 장모님과 장인어른과 함께 사는  것이다. 분명 한 십년  흐른후 그의 가족을 다시 만날 것 만 같다. 나의 꿈이기도 한  황토집에서...

 

부족하고 부족한 부모인 나지만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이의 손을 만지작 거리며 이야기 한다.

'막내야, 다정하고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아빠가 되어야 해..'

 

 

반응형

'TV 를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극장/아들아 고맙다.  (0) 2010.08.10
다큐프라임/두뇌음식 /3부 생선의 비밀   (0) 2010.08.09
한식탐험대 -김치  (0) 2010.07.30
승가원 천사들1부  (0) 2010.07.24
제빵왕 김탁구 7/16일분 감상문  (0) 201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