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종일 비가 내렸다.

다림영 2010. 7. 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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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비가 내렸다.

밖에 내어놓은 화초들이 비바람에 일렁이며 춤을 춘다.

그들이 굉장히 즐거워 하는 것을  나는 느낄 수가 있다.

 

팔을 양옆으로 쭈욱뻗으며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비맛을 보며

오늘 아침 그들처럼 나는 온전히 비를 받아들였다.

후후... 조금은 맛이 간 여자처럼 산에서 그렇게 내려왔고

온 몸에서 빗물이 철철 넘쳐 흘렀다.

빗물 범벅이 된 얼굴은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연신 닦아야 했다.

하하하...

 

그러나

큰 길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고 있었고 장대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여유있게 길을 가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버스에서도 누군가는 나를 지켜보았을 것이다.

나는 빠르지 않게 비를 온전히  맞으며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후후..

 

오늘 나의 화초들은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파릇파릇 빗물을 머금은 잎들은 싱그럽기만하다.  생동감이 넘쳐 흐른다.

건강한 화초들을 들여다 보며 아침이 생각나  나는 자꾸만 웃는다.

개구장이 다섯살 꼬마가 물이 고인 곳에서 옷이 젖거나 말거나 철벅철벅 즐거운  장난을 하는 것처럼

굉장히 신이 나는 일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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