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노인을 생각하다

다림영 2010. 5. 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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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고객 한분이 있다.

시계 하나를 맡기고 수요일에 찾기로 하셨다.

그런데 오늘하루만 자그마치 일곱번을 들리셨다.

그리고는  잊고 또잊고 나를 방문하여 똑 같은 말씀을 하는것이다.

..

종이에 몇번이나 적어드렸음에도 또 잊지 않아야 한다며 적어달라신다.

그분은 당신이 팔십하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죽어야지 죽어야지 어쩌누... 하시는 것이다.

아, 정말 어쩌란 말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이 오락가락 하게 되는 노인..

그래도 몸이라도 건강하면 다행이려니 했는데..

그분은 가족에게 하루종일 똑같은 얘기를 몇번이나 하시면서 사시고 계실지...

그래도 물건맡긴 가게를 잊지 않으니 다행이시다.

 

친정엄마가 다니는 서예교실에는 팔십을 넘긴 노인이 두분이나 계신다.

언제나 일찍 나와 붓을 잡고 글씨를 쓰시고 건강하신 편이다.

전시회도 하시고 서예대회에도 나가시고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른다.

 

우리집 시아버님은  기저기를 차시고 문밖출입도 못하시고 집안거동만 간신히 하신다.

언제나 먹을 것에만 정신이 다 가있고 마치 세살짜리 아이같은 행동을 한다.

...

씻지도 못하고 누군가 옷을 갈아입혀주어야만 갈아입을 수 있고 절대 혼자서는 무엇이든

할 수가 없다. 가끔은 아버님이 앉는 자리의 소파는 냄새가 진동하기도 한다.

..

참으로 건장하고 젊은시절이 있었건만 ..

 

잘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는 하루..

어찌 살아야 잘 늙어 아름답게 맺을 수 있을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하며 마음을 비우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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