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강아지 세척기

다림영 2010. 3.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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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세척기'...사실 이말은 강아지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부당하다.

아침세계뉴스에서 강아지를 식기세척기 같은 기계에 넣어놓고

목욕을 시키는 것을 보았다.

강아지는 그곳에 넣어두면  비누칠에서 건조까지 되는 것이다.

머지않아 사람도.. 자기 스스로 목욕을 못하는 노인이나 병자...

그들도 강아지처럼 그러한 기계에 앉혀놓고 스위치 하나 꾹 누르면

건조까지 되어나오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조상님들이 보시면 입을 다물지 못하시리라.

굉장한 세상이다.

앞으로 어떤 물건들이 우리에게 찾아올 것인지

언젠가 그 언젠가 코메디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몇년쯤이나 되었을까..

한 사람이 건널목에 서 있었고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다.

그때 바바리를 입은 사람에게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그는 큰 수화기를 가슴에서 꺼내어 들고 통화를 하는 것!

사람들은 저마다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직도 눈에 선한 그 코메디 프로그램...

조그만 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핸드폰을 지니게  될지 그때는  꿈도 꾸지 못했다.

..

 

*

싸리눈이 허공을 하얗게 메우고 있다.

봄은 왜이렇게 더디고 힘들게 오는 것인지 알길이 없다

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시려함인가

..

긴 기다림 속에 오는 환한 날들은 얼마나 감동스러울 것인가.

 

 

 

*

오늘아침 발을 내디딛으며 이런생각을 했다.

'난 석달열흘만에 퇴원을 한 것이다'....

그러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

어느새 아름답고 감사한 하루가 저물어간다.

비록 기뻐할 일 없지만 그러한 것조차  기쁨이란 사실을

내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아침운동때의 일이다.

우리동네 벚나무길은 오래되었고 양쪽나무들이 가지 끝이 닿아 꽃이 필때면

운치가 그만이다. 저 멀리 어느 벚꽃축제가 부럽지 않다.

그런데 오늘 보니 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

한 보름 아니면 이십일 정도 있으면

꿈인듯 꽃길을 걸으며 감동의 순간들을 맞이할 터인데 이 무슨 변고일까.

다른때도 아니고 꽃이 필무렵에 그런 작업을 하다니 ....

기가막힐 일이다.

시기를 좀 늦추면 안되는 일이었는지...

손꼽아 분분히 벚꽃이 날릴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

모쪼록 가지를 많이 쳐내지만 않기만을 바라는 간곡한 마음...

 

 

 

*

오후가 들면서 내내 모짜르트와 함께 했다.

모짜르트를 듣고 있으면 빈 마음이 되어버린다.

그 어느마음도 들게되지 않는 것이다.

우울할때면 모짜르트와 함께 할 일이다.

 

어느새 어둠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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