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다른 사람은 나의 거울

다림영 2010. 3. 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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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책 한 권을 주문했다.

벌써 품절이 된 책이 몇 권이나 되었다.

..

언젠가 나나님이 얘기한 '커피한잔의 명상으로...' 하던 책도 구매하려고 했는데 그 책 또한 이미 품절이었다. 3월에 사려고 메모했었는데.. 굉장한 책이라는데... 일주일에 한번 가는 동네 도서관에도 없다.

 

스님께서 운운하셨다는 책을 메모해 두었다.

그중 한 권과 스님 책 한 권을 함께 주문했다.

결제를 하니 메시지가 가볍게 날아왔다.

달랑 새 책 두 권에 나는 금세 큰 부자가 된듯 환해져온다.

 

언젠가 부터 수입이 줄고 가난해지니 친구가 사라졌다. 아니 내가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친구가 되고 싶어도 친구가 될 수 없는 여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사라진 돈만큼 여유로운 시간조차 흔적없이 사라졌고 그들처럼 나는 한가로운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보건데..

아마도 나는 그동안 진정한 친구 하나 만들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살면서 마음 다 보여주고 받는 친구하나 곁에 있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했던가...

아쉽지만 나는 사람관계에 있어서 실패자이며 낙오자이다.

그렇지만 불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으므로..

..

나와 사귀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나에게 가장 제일인 친구는 그 누구도 아닌 책이다.

식구도 많고 갖가지 비용들 때문에 나를 위해 단 한 권의 책을 사는 일조차

몇번씩 돌아보아야 하는 처지다.

한달에 한번 혹은 서너달에 한번  나만의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은

내게 있어 굉장한 기쁨이다.

때문에 책은 나의 하나뿐인 연인이고 둘도없는 친구가 되겠다.

그와 만나면 나는 곧 어제의 내가 아닐 것이므로  기쁘고

또한 예기치 못한 만남을 이루기도 하므로 아이처럼 들뜨게 된다.

 

어린왕자에 이런 얘기가 나오던가?

너와 약속을 하면 3시간전부터 나는 행복해져...

..

난 이미 행복하다. 부족하지만 혼자서도 이렇게 가득 차오르며 기쁘고 즐거운 것이다.

성공은 그때그때 즐거운 생활에 있다고 어느 책에서 보았다.  

성공은 저 멀리 펄럭이는 깃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 텅 비어 있으며 가득차오르는 감정으로 스스로 환하다면 성공이고 행복 그 자체인 것이다.

혼자인 것을 외로워 하지 않는다. 혼자인 것이 오히려 즐겁다.

좋아하는 음악을 종일 곁에 두고 한적한 오늘을 지낼 수 있는 평범을 누리는 것은 최상의 기쁨이다.

 

이생강의 음악이 빈 공간을 휘감는다. 삶은 별것이 아닌 것..

쓰고 말간 커피 한 잔 준비해야 하겠다.

 

 

 

*

장사를 하다보면  몇마디의 대화에도 지치게 되는 사람이 있다.

기본 가격은 그만두고서라도 터무니 없이 값을 흥정하는 사람들이다.

늘 속고만 살았는지 도무지 기본 가격은 안중에도 없다.

어느정도의 이문을 남기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그 사람들을 익히 알고 있기에 처음 가게에 발을 들여 놓았을때

여러군데 둘러보고 제일 잘 해주는데에서 물건을 주문하라고 그저 인삿말만 했다.

나는 정말 그들을 손님으로 맞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 뒤  나를 방문한 이들이었다.

..

..

여차하면 돈을 내주고 물건을 달라고 할 생각이 서서히 들고 있던 찰라 그들은 그만 두었다.

얼마동안의 대화였지만 지쳐서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야박하게,너무 모질게 사람을 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접대 받고 싶듯 누구에게든 그렇게 배려하며 존중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인격이다.

다른이들은 나의 거울이다.

잘 들여다 보며 조금은 넓고 깊고 맑게 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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