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돈 까밀로와 뽀강 사람들/죠반니노 과레스끼 연작소설/주효숙

다림영 2010. 2. 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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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돈 까밀로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예수님에게 물었다.

"예수님,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인간이 누군지 아십니까?"

그는 자신이 바로 그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듯 가슴을 두어번 세게 두들겼다.

예수님이 미소 지으며 대답하셨다.

"스스로 낮추는 자는 높아질 것이니라."

그러자 돈까밀로는 예수님에게 애원했다.

"예수님 , 제 엉덩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 주십시오."

"내가 폭력을 싫어한다는 것을 잊었느냐. 돈 까밀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고 네 몸 또한 네 이웃처럼 사랑하라는 것이 내가 너희들에게 준 계명 아니더냐."

 

"주님 전 도무지 제 자신과 같은 바보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돈 까밀로, 남에게 믿음을 가르치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를 사랑할 수 있겠느냐? 네가 가끔씩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제 잘못을 금방 알아채지 못하는 어리석은 목자라 해도 말이다."

예수님의 말씀에 돈 까밀로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

 

"며칠 뒤,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자 레오파드의 잔해가 드러났다. 돈 까밀로는 토사로 가득찬 트럭을 향해 서둘러 다가갔다. 그가 운전석 문을 열었을 때 크릭은 평생을 그랬듯이 운전대를 꼭 뿥잡고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운채 고요히 잠들어 있었다. 돈 까밀로는 그제서야 예수님의 말씀에 담긴 듯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돈 까밀로야, 트럭은 크릭의 삶이다. 누군가 자신의 삶에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주께 대한 믿음을 가진 거나 다름없느니라."

크릭은 좁고 지저분한 트럭안에서 고단한 그의 일생을 마감했지만 진정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행복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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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연재되던 때는 이탈리아는 2차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극심한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지은이의 고향마을 한 신부와 공산주의자 읍장을 대비시키고 그때 이탈리아사회축소판을 만들어 놓은 것이란다.

삶의 고달픈 현실에서도 인간의 선한마음과 애정과 해학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재미있게 들여다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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