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11월 아침 산책길

다림영 2009. 11. 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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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아이들을 모두 보내고 그림같은 풍경속으로 나는 걸어들어갔다.

각별한일도 없는데  상심한 낯으로 ....

 

 

 

비가 내리고 나면 사뭇  찬계절로 들어서겠지.

나뭇잎은 모두 사라지겠지

...

서둘러 집으로 달려갔다. 카메라를 잊었다.

분명 내일이면 또 달라질 풍경일 것이다.

 

 

 

지난여름, 나이든 이들이 이곳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들은  곁을 빠르게 지나는  젊은내게 미소를 보내기도 했다.

 

어느새 가을은 깊을대로 깊어졌다.

그들은 보이지 않고 겨울을 재촉하는 비만 내리고 있다.

 

 

 

어제  이곳의 낙엽을 쓸어담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오늘 또 이렇듯 낙엽은  또 떨어지고 떨어져 쌓여간다.

 

가을엔 거리를 치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지

누군가의 상심에 무한한 위안이 되고도 남는데

그들을  그냥 놓아두면  문제가 되는 것인지...

 

 

 

영화의 배경 같기만하다.

'뉴욕의 가을'이 떠올랐다.

오늘은 그 음악을 찾아 종일 들어야 하겠다.

 

 

 

사위가 모두 그림이다.

이른아침 그림속을 내가 걸어간다.

 

生은 한편의 풍경이다.

아름다운 배경이되든 주인공이되든 그림처럼 살아야 하겠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므로

순간순간 그림처럼

이 아름다운 가을풍경처럼 ....

 

 

 

 

 

 

 

영화 포스터 같기만하다.

검은코트의 저 남자는  내가 좋아하는 리차드 기어!..

훗!

... 

 

 

 

 

 

그림같은 풍경속을 서둘러 걸어나오며 뒤 돌아 본다.

.....

 

근 시일내에 아름다운 영화 한편 보아야 하겠다.

눈물도 흘려보고 그리운 얼굴도 떠올려 보고

옷깃을 추스리며 나를 감싸고 온기있는 나의 나날을 보내야 하겠다.

작은 열정의 불씨라도 꺼뜨리지 말아야 하리라.

인생은  아름다워야 하니까..

인생은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으로 남아야 하니까...

삭막하고 황량하면  빨리 늙어버릴 테니까...

그러면 나는 없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면 쓸쓸하니까

그러면 서글프니까....

 

 

 

 

밤사이 누군가 한잔 하시고 갔다.

얌전히도 놓아두었다.

쓸쓸한 소줏병 ....

그는 쓴 소주  한 잔을 들이마시며 펑펑 울고 갔을 지도 모르겠다.

....

아침부터 소설을 쓴다.

11월 아침산책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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