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풍경

이른아침 동네 한바퀴

다림영 2009. 12. 2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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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모두 보내고 동네 한 바퀴를 돈다.

새벽녘에 비가 내렸는지 땅은 젖어있었고

옅은 안개가 흐르고 있었다.

봄이 올때처럼 아득한 어떤 기운이 사위에 머물고 있었다.

 

 

녀석들이 늦었나 보다. 징검다리를 마구 뛰어건넌다.

애구 넘어질라...

 

 

 

 아직 겨울 한 가운데 있으면서  나는 이 벗나무의 봄을 그린다.

그때가 돌아오면  조그만 흰 꽃들이 풀풀 날리는 이 길을 원 없이 마음껏 걸어야지 하는....

 

 

우리집 막내가 좋아하는 놀이터이다.

꽁꽁 얼어붙었던 개울의 얼음판이 하루아침에 모두 녹아버렸다.

 

개울물이 꽁꽁 얼면  밥 먹는 것도 잊고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얼음지치던 녀석

학교길에 징검다리를 건너며 또 다시 추워지기를 고대했겠지...

 

  

조그만 흰 꽃이 포르르 휘날리는 봄날

낙엽이 우수수 쏟아지는 그 가을

내년에는 이 나무벤취에 꼭 앉아보아야 하겠다.

시인처럼 깊은 눈으로 우수에 젖어보아야 하겠다.

 

 

 

파란색은 어디에 있건 각별하다.

별스럴 것 없는 오래된 공장

그 공장은 아직 젊음이 흐르고 있다.

 

 

 

언제나 가던 길을 뒤로하고  동네로 접어들었다. 조그만 집들이 똑 같은 모습으로 다닥다닥 나열되어 있다.

집과 집 사이에는  자전거와 리어커의  휴식처가 있었다. 다행이다.

 

 

 

언제나 보면 오래된 것들이 내 발길을 잡고 눈길을 잡아당긴다.

그림속에 넣어두면 참 좋겠다.

한때 단란했을 그 집의  지난시절을 생각해 보는 아침....

 

 

 

 

시래기가 처마밑에 달려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이 사는 것이 분명했다.

 

 

늘 걷던 길을 뒤로하고  다른 길로 들어서면

쌍둥이처럼 똑 같던 하루가

처음의 신선함으로 조수처럼 밀려온다.

각별한 만남의 새 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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