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정말 추워졌다.

다림영 2009. 10. 1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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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의 초저녁은 유난히 적막하고 지나는 차들의 불빛또한  뜸하다.

불을 있는대로 모두 켜 놓아도 혼자 가게를 지키는 일은 무섭기도 하다.

나는 세상과 연결된 유리문을 추워도 잘 닫지 않는다.혼자 있을 때는.

어떠한 단절이 두렵기 때문이다.

문을 닫아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마음을 단단히 해야하는  계절이 된 것이다.

 

 

밤바람이 싸늘하게 마구 밀려든다.

지금같은 밤공기이면 다음주 쯤에는 나는 내복을 입고 출근을 하게될지도 모르겠다.

 

 

가랑잎 한잎두잎 그사람 나에게~...

노래 <먼훗날>이 흐른다.

따라 불러본다.

슬프다.

 

 

텔레비젼에나오는 연예인들의 머리를 유심히 본다.

머리를 해야 할 때가 된것 같은데 결정을 못하고 있다.

책은 읽히지 않아 덮어버렸다.

 

 

 

앞에는 개천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있는 곳으로 곧 이사를 하게 되었다.

엄마는 부자될 집터라는데 나는 불안하다.

 

막내녀석의 하는 말이 내내 걸린다.

"오손도손 작은집에서 식구끼리 잘 살아야 하는데"

나를 위로해 주려고 하는 말이란다. 시어머니는..

 

 

그들은 참 좋겠다. 형제끼리 웃음이 넘쳐 난다.

큰녀석이 집을 떠나니 그자리를 메꾸려고 식구하나 봇짐메고 나타났다.

 

모든 것이 운명같기만 하고 이미 오래전에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계약을 다 해놓고도 이사갈 날짜를 일주일 남겨두고

다른 집을 다시 연결해 줄수가 있다는 얘긴지..

 

이것은 운명이다.

그냥 마음 비우기로 했다.

형제의 소란스러운 저녁을 보니 그냥 웃음이 스며든다.

집이 시끌벅적하다.

그집의 딸인듯이. 며느리가 아닌 그들의 친 형제인듯이 마음비우고

오빠이겠거니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 시어머니가 딸인듯이 날 챙겨주는 것처럼.

 

내일은 셋이 함께 산행을 하잔다.

재미있긴 하겠다.

매일 둘이 다니다가 이젠 셋이 다니게 되었다.

둘보다 셋이 낫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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