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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우산을 들고 지나간다.
가을비가 밤을 타고 오시나보다.
최헌의 노래 '가을비 우산속을' 얼른 찾아보아야 하겠다.
세월이 흘러도 이맘때면, 가을비가 내릴때면
꼭 들어야 하는 그의 목소리 그의 노래다.
비가 그치고 나면 바람은 사뭇 차가워 몸을 움츠리게 되리라.
오늘밤엔 집에 돌아가 늘 입던 조금은 두터운 가을코트를 꺼내야 하겠다.
하도 오래 입어 팔끝이 다 해졌다. 작년에 짜집기를 해두었다.
깊은 가을만 되면 나는 베이지색 트랜치코트만 고집한다.
언젠가 같은라인에 사시는 어느 아주머니께서는 내이름을 이렇게 불렀다.
"단벌신사 양반!"
훗..
그렇게 불러도 좋다.
난 그 옷이 너무 좋은 것이다. 입을옷도 없지만 말이다.
스산한 가을바람이 밀려들때면 그속에 나를 감추며 걸으면
시인이라도 된듯 사색에 잠기며 가을속에 빠져들고 인생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달랑 그 옷하나를 의지하며 바람이는 가을을 나게 되는 것이다.
내일부터는 나의 트랜치코트의 시절이 온다.
선물이라도 받은아이처럼 신이난다.
어떤 일에서건 알수 없는 의미를 부여하며 기뻐하는 내가 우습기도 하다.
나이는 어디로 먹었는지 말이다.
머리도 저때처럼<7년전> 저렇게 파마를 할까보다.
이런저런 굉장히 가벼운 고민으로 밤이 깊어간다. 밤바람이 차갑게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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