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살아있는 지금 이순간이 기적/탁닛한/이창희 옮김

다림영 2009. 10. 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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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으며

목탁소리속에서

모든 고뇌를 떨쳐버리네

마음은 고요하고

슬픔은 멈추었네

이제 무엇에도 묶여있지 않네

내 고통과 다른 이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기를 배우네

마음 속에서 지혜가 솟아나면

자비심도 함께 솟아나네

 

사람들은 매일 집착에 덜미를 잡혀 끊임없이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아무리 힘겨운 고통에 맞부딪쳤다해도 내려놓는 방법을 배우기만 하면 당장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근심걱정으로 인해 삶의 경이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이글을 보는 모든 사람은 분명 언젠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친구일 수도 있고 스승일 수도 있다.

 

간혹 어떤 대에는 목탁 소리에 이끌려 지금 이순간의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와 스스로 닥친 상황을 좀 더 분명히 보기도 한다.

이로 인해 모든 근심과 갈망을 떨쳐버리고 지금 여기, 우리 곁에 항상 공존해왔던 삶의 경이와 마음껏 마주칠 수 있게 된다. 그것을 깨닫고 나면 타인의 마음 속 고통도 들여다 볼수 있다.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서 정신을 깨우고 타인을 관찰하면 그의 고통이 우리 마음에 와 닿고 동정심이 생겨난다. ..

 

 

빈그릇을 내려다 보며

지금 이 그릇은 지금 비어 있지만

곧 소중한 음식으로 채워진다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살기위해 몸부림친다네

먹을 거리가 넉넉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빈 그릇을 내려다 보면서 그릇이 채워지기를 기다린다. 그러므로 빈 그릇은 먹을 거리가 들어찬 그릇만큼이나 소중하다. 이 게송을 암송하면 먹을 음식이 있음을 감사하게 되고, 배고픈 사람들을 도울 길을 찾으리라 결심하게 된다.

 

 

차를 마시며

온전히 깨어있는 정신으로

찻잔을 두 손으로 잡네

내 몸과 마음은 모두

바로 지금 여기 있네

 

..

우리의 몸과 마음이 하나이고 깨어있을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며 또한 우리 자신으로서 차와 만난다. 차를 마시는 바로 그 순간 진정으로 차를 만날 수 있다면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다. 차를 마시면서 자신이 차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인식하는 그 순간에는 차를 마시는 일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전화를 쓰며

말은 수천 리를 간다네

내가 한 말로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기를

내가 한 말이 보석처럼 아름답고

꽃처럼 사랑스럽기를

 

올바른 말이 발휘하는 효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말이 이해와 사랑을 키운다. 단어 하나하나는 보석처럼 아름답고 꽃처럼 사랑스러우며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설거지를 하며

그릇을 씻는 일은

아기부처를 목욕시키는 일과 같다네

세속의 것이 신성한 것일세

평상심이 불심일세

 

...

인식의 햇살속에서 이루어지는 생각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는 신성한 것이 된다. 햇살 속에서는 성스러운 것과 세속의 것 사이의 구별이 없다. 이렇게 하면 설거지하는시간은 좀 길어질지 모르지만 모든 시간이 충만해지고 행복해진다. 설거지는 수단인 동시에 목적이기도 하다. 그릇을 깨끗이 하기 위한 작업일 뿐만 아니라 설거지 자체를 위한 설거지이기도 하고, 그릇을 씻는 매 순간을 꽉 차게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켜며

컴퓨터를 켜면

나의마음은 아뢰야식阿賴耶識과 닿네

습관의 힘을 탈바꿈시켜

사랑과 이해를 키우리라 맹세하네

 

..

눈은 파도와 바다 괴물이 숨어 있는 깊은 바다와 같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정신을 깨우는 방법과 오감을 단속하는 방법을 모르면 사람은 형상의 바다에 빠지며, 이런 일은 하루에 몇번씩 일어날 수 있다.

마인드풀니스의 배를 타면, 뱃전을 꼭 잡고 형상, 소리, 그 밖의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대상물의 바다를 건넌다. 우리가 탄 배는 가라앉지 않으며 감각의 바다에 빠지는 일도 없다.

 

 

쓰레기를 치우며

쓰레기 속에서 장미를 보네

장미 속에서 쓰레기를 보네

만물은 탈바꿈의 결과일뿐

영혼조차 영원하지 않다네

 

..

깊이 들여다보면 한 가지를 관조해서 그 속에 들어 있는 다른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다.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연속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변화를 보아도 마음이 불편해지지 않는다. 어떤 개인이 불멸의 삶을 누린다는 뜻이 아니라 생명 자체가 지속된다는 뜻이다. 개별적인 나의 경계를 뛰어넘어 내가 생명과 하나임을 깨달으면 영원하지 않은 것에서 영원을, 쓰레기더미속에서도 장미를 볼 수 있다.

 

 

 

하루를 마치며

하루가 저물어가네

삶이 하루짧아졌네

오늘 한 일은

주의 깊게 돌아보게

명상의 길에 온 마음을 쏟아

부지런히 수행하세

시간이 헛되이 흘러가지 않도록

자유 속에서 매순간을 깊이 살아가세

 

..

인간이기에 우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실수가 없다면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자비심을 갖는 일 등을 배울 기회도 없을 것이다. 실수를 저질렀다고 하여 죄의식의 감옥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다면 그사람은 벌써 쓰레기를 꽃으로 바꾸기 시작한 사람이다. 새로 시작하는 길은 언제나 열려 있으며, 그 길을 걸음으로써 우리는 삶을 의미로 가득 채울 수 있다.

 

...............

 

옆에 두고 한번씩 들여다 보면 다시금 내가 청소 될 책

가만히 가만히 읽게 되는 책

조용히 앉아 있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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