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필사적으로

다림영 2009. 9. 1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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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집에서 쓰는 일기.

 

 

텔레비젼에서 어느 중견여배우가 늙어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거의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행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요즘 부쩍 건조해지는 날씨 덕으로 가히 볼만한 나의 모습이다.

아침 저녁으로 그녀처럼 필사적으로 온갖먹을 것들을 찍어 바르고 있다.

올리브유, 식초, 요구르트, 검은콩, 감자, 오이, 마늘, 녹차 .흑설탕 , 우유 .기타등등 기타등등...

훗!

가히 필사적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즉시 혹은 늦은밤 잠들기전 무슨수가 있어도

얼굴에 흠뻑 바르고 집안일을 하거나 책장을 넘기는 것이다.

 

 

언젠가는 모든것을 초월한 듯이 신경쓰지 않았다.

다시 또 고개를 드는 무엇이다.

 

늙어가는 마음 안에 완강히 자리잡은 수많은 주름을 없애는데 필사적이어야 하거늘

보이는 것에,  겉모습에 치중하는 내 모습을 보니 매일 책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 맞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떤 깊은 평화로움이 언젠가는 내게 스며들 것이다 하며 책속에서 사는 나이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모르는 사이 그것은 차곡차곡 쌓이거나 퍼져서

보이지 않던 그 아름다움이  밖으로 우러나는 얼굴을 만들기위해 필사적이어야 할 것이다.

 

 

 

 

거울을 들여다 보며 우유를 얼굴에 바르고 두드리다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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