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훈련받고 있는 큰녀석에게서 날아온 편지

다림영 2009. 9. 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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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동생들에게

 

너희 둘 잘 지내고 있는지 정말 걱정이구나. 나 없다고 컴퓨터 앞에서 하루종일 앉아 있겠지.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런거 정말 모두 쓰잘데기 없음을ㅋㅋ

3년뒤 8년뒤 군대오면 알게 될 거야. 여기는 정말 잘난사람. 못난사람. 없는 사람. 장애인. 성격장애....

별별 사람이 다 있어. 나보다 못한 사람도 수두룩하지.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도 저정도 수준이었으면, 사회에서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얘기 들어보니까 대부분 힘들게 , 사회 최저 생활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그런 얘기를 듣고 깨달은 건 사회에 나가면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건 스스로 밖에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열심히 살길!

너무 늦게 깨닫지 말길 바랄께. 군대와서 후회하지 말구.

 

그리고 내가 없으니까 너희 둘이 집안일도 맡아 했으면 좋겠어. 엄마 아빠 낮에 없으니까. 할머니 도와서 빨래도 널고, 바닥도 닦고, 설거지도 하고!

할머니도 이제 나이 많이 드셔서 집안일 점점 힘에 부치실 거야. 제발 내 말대로 할머니좀 도와 드려.

 

할아버지 가 뭐 사오라고 하면, 갖다달라고 하시면 째깍째깍 말듣고 니가 해 내가 해 미루지 말고! 엄마가 숙제 같은거 내주면 바로바로 하고, 마지막으로 아빠 말은 정말 잘 들었으면 좋겠어. 아빠도 나름 스트레스 많이 받으니까. 주물러 달라고 하면 성심 성의껏 해주길.

 

 

형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모든 걸 너무 늦게 깨닫지 말았으면. 지금 바로 실천했으면 좋겠다. 물론 이 편지 하나로 너희 삶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변하는 바가 있다면 나는 만족할게.

지금이라도 꿈을 찾아서 달려가!

그럼 몸건강히 잘 지내고 , 꼭꼭! 열심히 살길. 다음에 편지 또 쓸게. 안녕~

 

 

2009년8월30일

너희를 사랑하는 형이

 

ps

막내야 , 할머니 안경 잊어버리지 말고 매일 닦고 있지? 까먹으면 휴가가서 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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