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여행

해바라기를 찾아서

다림영 2009. 8. 3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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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호선. 안산행 전철 . 고잔역하차 . 고잔역에서 중앙역에 이르는 해바라기 꽃길.

협괘 열찻길을 따라 걷다.

 

 

 

 

비가 이른아침부터 내리고 있었다. 어딘가로 나서고 싶은 그런 아침이었다.

서둘러 전철에 올랐다.

 

 

막연한 설레임을 안고 그렇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이른시간이었고 비는 그칠것 같지 않았다.

 

 

 

 

정겨운 옛것을 만나니 반가웠다. 빗속이지만 만져보니 온기가 스며들었다.

 

중학1학년 8월 15일 전까지 우리는 천안발 서울행 기차로 통학을 했었다.

새벽 5시 몇분 그 기차를 타기위해서 나는 밥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던 신작로를 잠이 덜깬 눈으로 가끔 교복단추를 어긋나게 채우기도 하면서..

 

기차는 연기를 구름처럼 토해내며 달려왔다. 기적소리와 함께.

참 오래된 얘기다. 꿈결처럼.

 

 

 

안산시의 모든 관계자들이 존경스러웠다. 이렇듯 다정한 기획으로 나그네들을 행복하게 하다니..

 

 

 

 

욕심은 또다른 욕심을 부른다.

조금더 긴 구간을 만들고 열차까지 운행했다면 하는 마음을 품었다.

이나마라도 너무 근사했지만 말이다.

 

 

 

빗속을 뚫고 기찻길을 따라 마냥 걸었다. 비는 그치지 않았고 누구도 볼 수 없었다.

 

 

 

소피아로렌의 모습이 잠시 보였다.

스카프하나 가져올걸 그랬다. 미쳐 생각지 못했다.

길을 떠나면 늘 어떠한 아쉬움이 새어나온다.

 

 

 

 

 

여행은 예기치 않은 만남을 선물하기도 한다.

꿈처럼 아득하게 펼쳐져 있었다.

어디에서도 이 얘기는 듣지 못했다.

백일홍이었다.

뜻밖의 만남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비를 맞은 해바라기는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백일홍은 허리를 곧추세우고 있었다.

그 풋풋하고 싱그러움이란 ...

  

 

 

 

수수하게만 생각했던 꽃 백일홍!

그러나 이렇듯 끝이 보이지 않는 꽃물결로 어느날 문득 마주치니 정신이 혼미하다.

 

막막한 생의 여정 에도 예측불허한 만남들이 숨겨져 있으리라.

백일홍 꽃물결처럼 그렇게

그 보물들은 고요히 다리 아래 숨어 있다가

어느날 불현듯 눈부신 웃음으로 화들짝 내 앞에 나타날지도 모른다.

꿈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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