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 개미마을
3호선 종로3가 환승 안국역 방향 다섯번째 역이던가... 홍제역 하차 2번출구로..
할아버지한의원조금지나 마을버스 7번을 타고 종점에서 하차
<10분 조금 더 걸림>
마을버스는 가파른 언덕길을 노인처럼 천천히 올랐다.
둘러보니 바위위에 집이 앉아 있기도 했다.신기했다.
굉장히 오래된 마을이었고 아마도 재개발이 확정되었나 보다.
어떤집은 관리번호 '152'혹은 '78'..이렇게 문패처럼 걸려 있었다.
아마도 곧 헐릴것인가 보다.
언제부터 둘러보고 싶었던 곳이다.
마을버스 종점엔 무슨 공사가 있었고
산으로 오르는 길인지 그곳에도 공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동네에 화장실이 이렇게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볼일이 있는 나그네에겐 참 반가운 곳이다.
8월의 뜨거운 태양아래 노란꽃이 노래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순한 빨래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계단마다 봉숭아빨간 꽃들이 나를 반겼다.
꽃을 손바닥 하나 가득 땄다.
인사는 해야 할 터인데
주인은 누구인지 ..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바다의 오후 >이생진. 중에서..
오솔길로 걸어가 보았다.
우리집이 거기에 있었으면 참 좋겠다.
이슬묻은 꽃잎을 만지며 이른 아침을 만나는 나를 상상해 보았다.
흰꽃들이 바람결에 고개를 흔들고 있었고
마을은 휴일의 단잠속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데
나그네는 왜 서두르는가.
주인에게 충실한 견공을 만났다.
나그네가 웃으며 인사를 하는데도 목놓아 짖어댄다.
이크 하고 얼른 발길을 돌렸다.
웃는 사람도 조심하라고 말씀하셨나보다.
길 저쪽에서 이쪽으로 건너왔다.
뜨거운 볕을 피해 산으로 향할 것 같은 길로 올라보았다.
그러나 오르다 보면 여지없이 남의 집 대문앞에 이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지붕과 하늘의 색이 똑 같다.
사진속에선 모든 것들이 그림같기만 하다.
어릴적 미술시간
풍경화를 그리러 이곳에 나왔다면
난 딱 여기에서 물감을 칠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곳은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어쩌다 나이든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서 출타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딱지치기를 하던 아이들은 아마도 내 나이또래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모두 저 아래 세상 그 파도속으로 휩쓸려 내려갔을 것이다.
복잡한 그 곳에서 누군가는 웃고 또 누군가는 울며
오늘을 견디어 내리라.
간혹 아주 간혹 오래된 어린시절
높게 이어진 계단과 좁다란 오솔길과 가파른 언덕길 그리고 그들을 품어주던 그 산을
그들은 그리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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