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형무소
종로 3가 환승 3호선 독립문역
건물 수리를 하느라 온통 정신없는 공사장인 서대문 형무소
아이들 숙제를 하기위한 나들이.
독방
팔을 벌리고 두다리를 쭉 뻗으면 딱 그 공간...
암흑의 공간속에서 견디어냈을 옛선인들을 생각하게 되는.
참혹했을 고문..
말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 그 길을 따라 걸었다.
수많은 아이들이 숙제를 한다고 소란스러웠다. 삼삼오오 떼를 지어 다니며 온통 정신이 없었다.
^^
우리집 막내녀석의 생생한 체험 현장.
감방안에서..
방학숙제 때문에 초중고생의 행렬로 정신 없이 보고 나왔다.
이런저런 복원공사에 사방은 공사장이었다.
경복궁
마침 시간이 맞아 떨어졌다. 수문장행렬을 만날 수 있었다. 굉장한 행운이었다.
외국관광객들은 가만 서서 열심히 그 어떤 기운을 느끼며 열중하는 모습 진지하고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여행을 숙제를 하듯 치룬다'..
제주 올레에 대한 책을 읽으며 지은이가 이런 말을 했는데..
..
사실 난 아이들과 숙제를 하러 간것이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따로이 있었다.
그러나 기왕 둘러 보기로 했으면 그들처럼 진지해야 했다.
쉽지 않은 우리들의 성격이다.
언제쯤 탈피할수 있을지 알 길이 없다.
내가 찍어놓고도 너무 근사해서 종일 들여다 보다.
좀더 구도를 잘 맞추어 찍어보면 얼마나 좋을까싶지만.. 몇장을 찍어도 비슷하다. 그만 둔다. 녀석들..
이렇게 좋은데가 있느냐 막내는 감탄하면서도 그 뙤약볕을 걷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구석구석 돌아보아야 함에도 돌아설수 밖에 없었다.
내 걸음은 굉장히 빨랐고 녀석들은 배가 고팠고 그와도 차후에 약속이 정해졌다.
아, 너무맑은 7월의 드높은 서울의 하늘!
예전에도 이러한 모습이 있었나 싶다. 아마 세번째 이지 싶은데..이모습은 보지 못했던것 같았다. 그 전에는..
하늘과 산과 경복궁과 7월의 뙤약볕..
마치 가을하늘같기만 했다.
정반대의 방향의 문으로 나왔다. 돌아가지 않았다.
이런..여기가 어디인가..
삼청동가는 그 길!
경복궁 길 건너에 있던 들어가고 싶었던 예쁜 카페..
삼청동카페길... 멋진 이국인이 조그만 카페에서 이렇듯 책에 몰입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숙제때문에 나서게 된 길이었다.
경복궁에 가본지가 십년도 더 되었지 싶었다.
어쨌거나 그 덕으로 한바퀴를 둘러 볼 수 있어 기뻤다.
숙제 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감행하는 것은 고달프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떠났던 서울행이어서 행복했고
친구가 빌려준 제주올레길 책을 다 읽어 즐거웠다. <전철안에서>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녀석들...
나는 그와 만나 산을 올랐고 녀석들은 집으로 보냈다.
두 녀석 모두 머리가 지끈지끈해서 골아떨어졌다 한다.
늦은 산행이었고 그가 차를 끌고 온터라 산속에 들어와서도 한시간을 헤매었다. 몇번은 차를 두고 다녔는데
이렇게 온사방이 막힐줄 꿈에도 몰랐다. 8월까지는 걸어다녀야 할것 같았다. 市의 사람들이 모두 나온것 같았다. 이보다 더 근사한 계곡은 없다며 우리는 그저 좋아했다. 더 큰것 더 근사한곳 더 먼곳을 절대 바라지 않는 우리. 이것으로 그저 족하고 감사한 우리.
덥기가 이를데 없었다. 나는 얼굴이 달구어져서 도무지 그냥 있지 못했다. 몇번의 세수를 하고 손발을 씻으며 더이상 오르기를 그만 두어야 했고 발에 물을 담그고 막걸리 한사발을 나누며 이런저런 심심한 이야기 속에 그냥 시간을 흘려 보냈다.
그가 싸온 메뉴는 두부. 오이지.새콤달콤북어무침...달랑 그 세가지였다. 냉장고 반찬통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혼자사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나는 늘 주장하지만 그는 그런 사람이다.
어쨌거나 즐거운 하루였다. 이번주엔 둘째가 학교에 가기전에 이곳에서 실한 도시락으로 함께 하기로 했다. 나는 그날 아침 꼭두새벽에 길을 나설것이다. 모두 함께 해야할 오후가 기다리고 있을 터이므로..
삶에 대한 열정을 잃으면 젊음을 잃게 되는 것이리라. 크고 높은 굉장한 것들은 내게 없다. 모든것이 안개속이다. 그러나 매 순간 나를 끌어올리며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마음 가는데로 길을 떠날 것이다.
운동경기도 후반전은 전반전보다 훨씬 중요할 것이다. 벌써 시작된 생의 후반전이다.
안개속 같은 생의 여정이지만 꺼져가는 그 작은 열정의 불씨를 입깁을 불어 살려 내며 나 자신을 끌어올린다. 파란 청춘의 자세로 삶에 임해야 할 것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충실한 하루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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