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장마.. 그러나 햇님

 

 

일기/

 

 

내일 쓸거야   내일 쓰지뭐 하다가

어느새 여름방학 끝나기 직전이네

 

방바닥에 엎드려 이야기 쥐어짜네

날짜 셈하고  요일 맞추고

아, 이런

틀렸어  아니야

 

어디서 잘못된거지

달력까지 떼어다가 빗금긋고 손가락 헤아려도 아귀가 안맞네

 

 

동아연필 뒤에 달린 지우개 정말 예쁘게 지워지지 않았네

선생님 단박에 알아버리겠네

어쩌다 침까지 묻혀놓고 보니 기가막혔네

하여간 간신히 맞추어 놓았네

아뿔싸 날씨가 있었네

 

 

아무래도 안돼었네

내가 기상청이네

햇님도 그려넣고 건너건너 우산도 세워놓네

그래 회색구름도 있어야지

 

 

간신히 허리 펴네

일기장 탈탈 털고 손털고 올려다보니

애구 어제가 사라져 버렸네.

엄마, 오늘 개학 맞아-.

 

 

...

 

 

며칠 빼먹으니 생각나는 얘기가 없는 것 같아

오늘도 건너뛸뻔 했다.

 

..

 

 

7월엔 꼼꼼하게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기로 했다.

벌써부터 이상하다.

어디에서 어디를 빼어야 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