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자전거가 있는 풍경을 읽고 <구효서.박경철 외 지음>

다림영 2009. 6. 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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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어린시절 혹은 추억속의 자전거가 그림처럼 보였던  맑은 수필집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나의 옛날을 떠올리면서 한장한장 바람처럼 읽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아침마다 줄이어 달려가는 멋진 풍경을 쉽게 만나곤 한다.

어떻게 보면 남의 나라 풍경같기도 하다.

오래된 일들이 아니기 때문이겠다.

언제부터였지 ? 언제부터 저렇게들 좋은자전거에 멋진차림으로 다니게 된걸까?

..

'자전거를 탄 풍경' 이던가..그러한 노래까지  있고

'자전거가 있는 풍경'의 사진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나도 엊그제 자전거사진을 찍어보았다.

찍어놓고 보니 한폭의 그림이다.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그런 풍경....

 

 

 

 

 

 

 

 

옛날 우리 어릴때는 자전거는  참 귀했다. 집에 큰 자전거가 있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전거 방에서 빌려타고는 했다.

떼를 써서 어렵사리 얻어낸 돈으로 신작로 길을 바람처럼 누비고 다녔다.

무릎이 얼마나 깨졌던지 지금도 그때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다.

도랑에 고꾸라지고 전봇대에 부딪히고 넘어지고....

아스라한 옛생각을 하니 그때의 넓은 신작로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토마토처럼 발갛게 익은 조그만 얼굴  

구슬 땀을 흘리며 뙤약볕 그 여름에도 바람처럼 타보려고 얼마나 기를 썼던가.

 

 

간혹 제몸의 두배도 더 될 것 같은 짐자전거를 타는 친구들도 있었다.

발이 땅에도 닿지 않는데 어찌 그리 날렵하게 잘도 타던지

쌩쌩 달려가다가  훌쩍 뒤 돌아보며 멋적은 웃음을 던지던 남자 친구의 모습

까맣게 그을려 빛나던 착한 얼굴이 보이기도 한다.

 

 

그야말로 가장 싼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요즘의 나는 조금 멋적기도 하다.

대여섯번 빠르게 굴러야 어느만큼 나아가는데

나 그만큼  가는동안 멋진차림의 선수같은 자전거족들은 스으윽  두어번 구르면

나를 지나쳐 저만큼 달아나고 없는 것이다.

그장면을 겪으면 다리가 더 힘들어진다.

그러다가 피식 웃음은 터지고

그러거나 말거나 세상을 구경하며 천천히 달려본다.

여유가 있다면 나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좌악 빼입고  멀리 떠나는 것에 도전 하고 싶지만 접어둔다.

그들이 나를  지나는 풍경만을 감상한다.

자전거를 타는 날은 날개가 달린듯 가볍고 신이 나 즐거운 하루가 된다. 얼굴이 금새 환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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