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
어쩌다 보니 또 9시가 넘고 말았다.
나는 오늘 또 무엇에 휩싸여 있었는가.
내일은 이러지 말아야지
책을 열심히 훨씬 훨씬 더 읽어야지 몰입을 해야지
온갖 세상일에 뒤척이다가 밤을 맞고 말았다.
헌책방에서 책을 주문했다.
책 제목만 보고 4권이나 신청했다.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던 것이다.
모두 인생철학책이었다.
기뻤다. 4권에 이만원이었으니..
꾹 참다가 산것인데
아뿔사....
세.로.줄..
그리고
글씨는 깨알
종이는 완전 변했다!
이.럴.수.가..
갑자기 돈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신중하지 못한 벌로 무슨수가 있어도 이 기막힌 책들을 다 읽어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자전거를 모처럼 탔다.
사진기도 주머니에 넣고 신나게 달렸다.
뭔가 담을 것이 없을까 두리번거리면서...
엇!
특별한 모습들이 보여 찰칵 했는데..
이런...
칩이 없다!
너무나 아쉬웠다.
돌아보자
오늘나는 마음을 어디다 빼놓고 이러고 있는지...
친구가 다녀갔다.
주변걱정을 토로하다 갔다.
만만치 않은 걱정을 한보따리 지니고 사는 친구였다.
그러나 친구는 괜찮을 것이다. 건강하니까.
오늘은 한눈을 판죄로 집에 돌아가서도 책을 잡아야 하고
아침에 일찍일어나서도 잡아야 할 것이다.
내일은 놀토이니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지겠다.
알뜰살뜰 잘 쓰고 마음의 부자가 되는데 땀을 흘려야 하겠다.
요즘은 매일 야구를 한다.
그는 삼매경에 빠져있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였다.
연애할때 그는 홈런을 날리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꼬딱지만한 야구장에서>
그때 그의 폼은 정말 멋있었는데...
손을 씻고 올리브오일을 덜어 얼굴에 바른다.
생긴 주름이 어디로 날아갈까만
나는 이렇듯 먹는 오일을 시간의 사이 사이 훔쳐 바르며
어떤 위안을 한다. 훗!
엄마가 붓글씨 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상금이 자그마치 십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뭘 먹고 싶냐고 묻기에
돼지고기 5천원어치만 사달라고 했다.
후후. ...
여기저기 턱내느라 그돈 다 들겠다. 우리엄마.
뭐든 잘하고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