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망각
사람들은 망각이라는 것이 있기에 자기가 겪은 고통에서 점차벗어날 수도 있지만, 망각이라는 것 때문에 왕왕 앞사람들이 범한 오류를 다시 범하게 된다. 학대받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며느리를 학대한다.
지금 학생들을 증오하고 있는 관리들은 모두 학생일 때 관리를 욕했던 사람 이다. 지금 자녀를 억압하는 자녀를 억압하는 자들 중 혹자는 십년전만 하더라도 가정 혁명을 주장하는 사람이었다. 이것은 나이나 지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억력이 나쁜 것도 큰 원인이다.
그 구제책은 각자가 노트를 한권씩 사서 자신의 지금의 사상과 행동을 모조리 적어 두었다가 나이와 지위가 변한 다음에 참고로 하는 것이다.
가령 아이가 공원에 가자고 졸라서 귀찮을때, 그것을 꺼내 펼쳐본다. 거기에 "나는 중앙공원에 가고 싶다"라는 구절이 적혀 있는 것을 보면 곧 화가 누그러질 것이다. 다른 일도 이와 같다.
그때그때 마음을 열어 적어놓아야 하겠다.
웃음
웃음으로 적을 상대하는 것도 좋은 전법이다. 그러나 접촉할 때 반드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혀야 한다. 그렇지만 웃음은 단지 웃음으로 끝날 뿐이다.
그렇지만 웃어야 하느니
꼴찌를 부끄러워 하지 말라
옛날 한비자는 경마의 요체를 사람들에게 가르치면서 "꼴찌를 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를 그 하나로 들었다. 아무리 느리더라도 쉬지 않고 질주하면 설사 낙후하거나 실패하더라도 분명 목표에 이르기 마련이다.
가다보면 분명 그곳에 이르리라
물과 바다
한 점 물이라도 큰 바다를 본받을 수 있다. 모두 물이기에 통할 수 있는 것이다.
물의 위험성
불은 사람을 태워 죽일 수 있고, 물은 사람을 익사시킬 수 있다. 하지만 물은 부드러운 모습을 하고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물에 쉽게 속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을 본받아야 하리
성인군자와 도둑사이
속지말자. 자칭 도적은 조심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하면 그는 착한 사람이니까. 자칭 성인군자는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반대로 하면 그는 도적이니까.
도적 성인군자들이 많다.
아무려나 상관말고 공부하자.
가지와 잎을 잘라내지 마라
우리는 특히 예쁜 꽃에는 주의를 기울이지만 가지나 잎에는 그렇지 않다. 유명인들의 전기를 쓰는 사람도 대개 그 사람의 특이한 점만 늘어놓곤 한다. 가령 이백李白이 어떻게 시를 쓰고, 어떻게 술을 마시고 놀았는지, 나폴레옹은 어떻게 싸웠고, 어떻게 잠을 자지 않았는지 하는 것만 쓸뿐, 그들이 놀지 않았다거나 잠을 자려 했다는 것들은 이야기 하지 않는다.
사실 평생 동안 놀기만 하거나 잠을 자지 않아서는 살 수가 없는 노릇이다. 사람이 술을 마시며 놀 때도 잇고 잠을 자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은 술을 마시며 놀 때도 있고 잠을 자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은, 술을 마시며 놀지 않을 때도 있고 잠을 잘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평범한 것들을 생활의 찌꺼기라 여기면서 돌아보지도않는다.
가지와 잎을 잘라내는 사람은 결코 꽃과 열매를 얻지 못한다.
작은일을 이루면 큰일은 저절로 따라오는법. 사소한 것을 소중하게 지켜나가기길...
나는 지금 기고 있다
나도 단편소설을 쓰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지금 인민들은 더욱 고통을 당하고 있고, 내 생각도 예전과 다소 달라졌고, 새로운 문학 조류를 목도한 마당에 새로운 것을 써낸다.는 것이 불가능했고, 그렇다고 낡은 것을 쓰기는 싫었다. 중국 고서에 이런 비유가 있다. 한단의 걸음걸이는 온 세상에 유명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그것을 배우려고 갔는데 다 배우지를 못한데다가 원래의 자기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렸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기어서 돌아갔다.
나는 지금 기고 있다. 하지만 계속 배워서 일어서고 싶다.
기고 있다 나도. 그러나 배움을 놓지말자 일어서자..
누가 복고를 원하는가
전에 잘살았던 사람은 복고를 원하고, 지금 잘 살고 잇는 사람은 현상유지를 원하고, 아직 잘살지 못하는 사람은 혁신을 원한다. 대체로 이러하다. 대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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