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씨
그런대로 출발을 잘 하려나 싶었다.
아침 운동중 나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처음처럼 친절하지 않았고
처음처럼 감사한마음을 잊었고
처음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처음처럼 환하지 않았고
처음처럼 나는 모든것이 같지 않았음을 문득 깨달았던 것이다.
"오늘은 그 처음을 다시 생각해야지, 밝게 웃고, 감사하게 인사해야지"...
그렇게 출발하여서인지 오는 손님마다 일일이 설명하며 웃으며 보냈다.
모두 문의만 하는 손님들뿐이었다.
오후에 들면서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새콤직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점검을 하며 들락거린다.
비상체제로 돌입한것 같다.
특별히 주의를 주며 그들은 떠나고
나는 연락을 받는다.
어제보다 팔천원이나 내려갔으나 매입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였고
나는 오늘 밧데리 두개만을 갈았던 것이 전부였다.
어젯밤 꿈이 이상했다. 무서웠다. 내모습이 정말 이상했다.
예전에 보았던 연속극 박씨부인의 모습처럼 얼굴이 붉게 두드러져 있었던 것이었다.
나중에는 스르르 사라졌으나 아침 걸음이 조금은 무거웠었다.
그러나 나는 생각했다.
'인생은 연극이고 나는 지금 이순간에 최선을 다해 주어진 역할을 해 내는것이다' 라고..
어느새 밤은 깊어간다.
아내의 유혹을 보면서 나는 굉장히 크게 웃었고
가구당 빛이 4천 얼마라는 뉴스가 울려 퍼지며 심난졌으며
11년전과 같은 환율의 상승이 내내 들려와 한치앞을 내다보지못하는 오늘이 물에젖은 솜처럼 무겁기만 했고
책만 읽느라 눈이 침침해졌고 쉬어야지 하면서도 다시 책을 잡았으며
큰녀석이 아빠와 엄마를 위해 닭도리탕을 끓이노라고 전화가 오니
집에가고 싶어 서성이는 남편을 올려다 보며
오늘도 술을 거르지 못할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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