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이권우

다림영 2009. 1. 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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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눈이다. 그것도 감겨 있는 눈이 아니라 늘 뜬 눈이다. 감고 있어서는 보지 못하며,

보지 못하면 알지 못한다.

당연히, 알지 못하면 참된 것도 무엇인지 모르게 된다. 나는 예수의 기적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한다. 불경하게도, 진짜 눈을 뜨게

해 준것이 아니라, 무지한 대중을 앎의 세계로 이끈 삶을 신화화 한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오늘은 눈멀게 하는 시대다. 디지털 혁명으로 일어나는 영상문화의 압도적 위세 때문이다.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책을

읽자고 하는 것은 결국 기적을 꿈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지금 예수 시대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다가 퍼뜩 정신 들 때가 왕왕 있다. 책 좀 읽었다고 벌써 건방져져서 글쓴이의 고뇌를 가벼이 여기는 것이 아닌가 싶어질 때다. 그럴 적에는 책을 잠시 덮어놓고 마음을 다스린다. 알면 읽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몰라서 배우려 읽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도부터 달라져야 한다. 물론, 모든 책을 진지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삶의 청량제 같은  책도 있는 법이고 , 그런 유의 책은 편안하게 읽어도 된다. 그렇지만 그런 예외가 너무 익숙해져 옛사람들이 책 읽을 적에 갖추었던 태도를 잊어버려서는 안된다.

참된 것을 얻고자 하면 외줄을 타는 광대처럼 , 마치 칼이 등 뒤에 있는 듯한 긴장감으로 읽어야 한다.

 

 

수준에 맞춰 읽어야 한다는 말은 상식이다. 이해하지 못하는데 한단계 높일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머물면 발전은 없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도전하는 과정에서 책읽기의 수준이 높아지기도 한다. 현 단계에 충실 하면서도 다음단계로 향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해야 비로소 발전하는 법이니, 책읽기도 세상의 일반적인 이치와 그리 다르지 않다.

..

 

성장하려면 고통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을 피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책읽기도 마찬가지다.

'개인적 양서'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 양서'마저 읽어치울수 있는 책벌레로 거듭나려면, 눈높이보다 어려운 책도

읽어 내야 한다.

비록 시작은 괴로울 터나, 그 끝은 지적 희열로 가득하리라!

 

책읽기가 행복하다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그리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책읽기는 고통이다.

하나, 고통없이 우리가 어찌 성장할 수 있는가, 라고 새로워지고 높아지니 비로소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다.

과정은 고통이나 그 결과는 행복한 것이 책읽기라고 나는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책을 읽는 마음에는 하늘 끝에 닿으려 하는, 달리 말하자면 바벨 탑을 세우려는 욕망이 숨어 있다.

벽돌을 구워 쌓아 올리느냐, 책으로 상징된 정신을 쌓으려 하냐만 다를뿐.

그 욕망이 없다면 책을 읽을 리 없다. 생명과 우주의 섭리를 알아내려는 것은 발견의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식에 대한 열망에는 권력의지가 있다는 점을 간과 해서는 안된다.

안다는 것은 지배한다는 것이다.

책으로 쌓는 바벨 탑은 그래서 위험하다. 무조건 앎만 추구하는 삶은 메피스토펠레스와 거래하는 파우스트다.

앎의 궁극에 이르면서도 지배와 권력의 욕망을 경계할 줄 아는 것,

이 역설을 부여잡고 있을 적에 진정 책의 주인이 된다.

 

 

무엇이 우리를 책 읽게 만들까. 나는 간절함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

지금 이곳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기.

지금 내가 알고 잇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기.

끊임없이 성찰하여 참 사람되기. 그렇다.

변화와 성장에 대한 열망이 있기에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죽도록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책이 이윤을 낳는 것은 내것으로 만들었을 때다.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지금껏 말해왔듯 독후감쓰기다. 독후감 쓰기는 읽는 이를 책의 주인으로 만든다.그리고 감히 말하거니와, 책의 주인 된 자가 세상의 주인으로 당당히 나설 수 있는 법이다.

 

 

책 읽기는 기본적으로 혁명이다. 지금 이곳의 삶에 만족한다면 새로운 것을 꿈꿀리 없다. 꿈꿀 권리를 외치지 않는자가 책을 읽을 리 없다.

나를 바꾸려 책을 읽는다. 애벌레에서 탈피해 나비가 되려 책을 읽는다.  세상을 바꾸려 책을 읽는다.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체제를 부수고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려 책을 읽는다.  그러하길래 책읽기는 불온한 것이다.  지배적인 것, 압도적인 것, 유일한 것, 의심받지 않는 것을 희롱하고 , 조롱하고 딴죽걸고, 똥침 놓는 것이다.

변신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픈 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은 느리게 읽어야 하는 법이다. 완행열차가 느리게 가기에 풍광을 즐길 수 있지 않던가. 책을 읽으며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와 상징하는 지를.  그리고 그 구절이 떠올린 삶과 역사를 곱씹어 보아야 한다. 책장을 천천히 넘길 수록 우리는 더 풍요로워 진다. 한권의 책이 과거로 열려 있어서이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현실과 대결을 벌여야 한다.

오늘 우리의 삶을 이 모양으로 만든 괴물의 정체를 밝혀내야 한다. 시장의 손만있고 , 연대의 손은 사라진 현실을 고민해야 한다. 한권의 책은 이처럼 현재에 맞닿아 있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꿈꾸어야 한다. 더이상 아파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더이상 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말이다. 이때 우리는 중력의 법칙에서 자유로워지리라. 상상의 날개를 달고 . '비자' 없이 금지된 곳으로 날아간다. 흥분되고 떨리는 시간이다. 한권의 책은 미래를 이끈다. 그러니 간이역마다 서는 완행열차처럼 책을 읽어야 한다. 서둘러 읽으면 책은 문을 닫는다. 간절한 마음으로 읽는 이에게 그 깊은 세계를 열어보인다.

 

먼길떠나는 이들이여. 책읽기가 마치 고향 가는 것과 같은 이치임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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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새겨지는 말씀의 장을  여기 저기 접어둔다.

한놈 한놈 붙잡고 오늘은 그 곳을 읽어줄 참이다.

그저 신나고 즐거운 컴 창앞에서 떠날줄 모르는 나의 아이들에게 말이다.

오래전에도 내게 그 누군가 이렇듯 절실한 얘길 해 주었다면 하고 생각해 본다.

달라져도 한참 다른 생을 살았겠다.

아니지, 늘 어른들은 이런말씀을 해 주셨으리라.

 

반생을 살고 이제와서 나는 참 사람이 되기위해 몸부림을 친다.

헛되이 보낸 시간을 보상받으려 바삐 책장을 넘긴다.

그러나 서둘러 보면 잊고 마는 것을 알기에 깊고 느리게 읽기로 한다.

언젠가  분명  이 모든 수고로움은 나의 단단한 바탕이,  나의 향기가 되어줄것이다.

 

 

두달여만에 책 3권을 샀다.

마음껏 밑줄을 그으며 읽으리라.

그중 두권의 책은 <책>에 관한 것이다.

어찌 읽어야 하는지

어떤 책을 가까이 해야 할지

성공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어떤 책을 옆에 두고 있는지..

알고 싶고 그들이 읽은 책들의 목록을 만들어야 하겠다.

그리고 나는 조금은 쉽게 책을 선택하고 그것에서 많은 것들을 익혀야 하리라 .

 

 

사실 나는 글을 잘쓰고 싶어서 서둘러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예전 문학회 선생님께서 '읽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쓴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고자 했던것이나 지금은 그것도 그것이지만

세상과 거리를 둘줄 알고, 평화로운 내가 되기 위해,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위한 것에 치중하고 있다.

 

수많은 삶의 고통이 하루가 멀다하고 문을 부수고 쳐들어 오고 있다.

그렇다. 인생은 '고뇌' 그 자체이리라.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불면의 밤을 보내며  핼쓱해지며

긴시간끝에  문제의 해답을 찾으며 늙어갈 것이다.

 

그러나 깊은 독서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에 삶의 목표를 둔다.

 

 

 

비가오려나 보다.

마치 봄이 오려는듯 온기가 떠돌고 잿빛구름은 낮게 낮게 내려와 있다.

 

친구에게 책얘기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답장은 날아오지 않고 있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음 참 좋겠다.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을 뿐이고,

그누구도 될 수없는 각별한 친구이고 싶을 뿐이고,

아름다운우정의 정원을 가꾸고 싶을 뿐이고...

후후..

 

앞으로 좋은 책을 읽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내용도 모른체 듣고있다.

어제에 이어 이음악에 취해 일어서지 못한다.

오늘의 일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Just Say I Love Him / Timi Y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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