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겨울들어 최고로 추운날에 쓰는 추운 일기1/12

다림영 2009. 1.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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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들어 최고로 추운날.. 화장실 물이 모두 얼어버리다.

 

 

 

-형제가  어렸을땐 가난해도 참 행복했으리라-

 

친한 친구에게 나의 시름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조분조분 내가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나는 이적지 한번도 형들에게 어떠한 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앞으로 줄곧 돈이 들어갈 일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 그녀의 이야기가 다 맞는 것이리라.

 

그러나 나와 나의 옆지기는 늘 우리의 몫이거니 생각해 왔다.

형편이 좋다면 아무생각도 하지 않았으리라.  

곰곰히 짚어보니 괘씸하여 가만 있으면 안될 것 같기도 하여 나는 고민중이다.

 

병원비가 얼마가 나오든 간에 무조건 똑같이 나누어야 하는것은 마땅한 얘기이리라.

아무얘기말라는 옆지기..

형들이 오죽하면 그러겠냐는 옆지기..

그러나 그는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형제들은 우리가 부모와 함께 하는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친구의 얘기 다.

그것은 고사하고 병원비는 우리가 내라고 하는 말을 한다는 것은

자식이기를 형제가 아님을 선언한것이리라. 

 

어머님은 수술전에 나를 붙잡고 엉엉 우셨다.

'병든시아버지 맏긴것도 모자라 나까지 이렇게 입원하니 너희가 얼마나 힘이 들겠니 '...라고 하시면서...

함께 눈물을 흘리며 괜찮다고 괜찮다고 했지만...

 

 

사는 것이 무언가 싶기도하다.

이런것을 일일이 사람붙잡고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어머님 병실에는 딸 몇을 둔 어른이 머문다.

그어머님처럼 행복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각자 싸가지고 오는 찬이며 그 다정한 행동 그리고 ..말한마디며...

 

구정이 멀지 않았다.

형제도 부모밑에 있을때 형제란 말이 옳다.

저마다 가정 꾸리고 나니 제자식과 저희만을 위해 살며 부모는 안중에도 없다. 

그렇다면

부모를 몇개월씩 돌아가며 모시자고 한다면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의 친구는 최후의 통첩으로 반드시 그런말을 언급을 해야 한다고 한다.

..

이런얘길 할 수 있는 나일까?

나는 그런 모진 사람은 되지 못한다.

 

참 위안이 되는 것은 멀리 사는 시동생이

카드를 맏기고 같다. 그또한 어려운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그는 서슴없이 내어놓고 간 것이다.

그리고는 잘된아들은 다른나라로 떠나버리고 두명의 딸이 부모의 근심을 덜고 있는

처가로 달려갔다. 그들의 부모 또한 병환중이어서 입원을 시켜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병원엔 온통 노인들 뿐이다. 나는 얼마나 잘 살아야 할것인가

 

어젠 막내녀석이 묻는다.

월세는 무엇이고 전세는 또 무어냐, 우리 진짜 집은 어디 있냐?...자리에 누웠다가 앉아

걱정스런 얼굴로 나를 불러 묻는 것이다.

..

녀석의 꿈속은 온통 뒤숭숭하겠다.

그 오래전 어릴때 엄마나 아버지의 걱정을 듣게 되는 날이면 나의 꿈은

알수 없는 두려움에  쫓기곤 했다.

녀석에게 걱정말라고 얘기 해 주어야 하건만 나는 아이에게 따뜻함을 전하지 못하고 종종거리며 일손을 놓지 못했다.

그리고

큰녀석은 오늘은 집에서 자고 싶다고 전화가 왔다.

 

 

 

이동활의 음악정원에서 옮겨온 <맑은구름님>의그림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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