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다림영 2009. 1. 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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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창한 날씨/비발디를 듣는날/보라색사파리를 기다리다/무슨수가 있어도 노자의인간학을 끝내리

 

멀리 이사간 친구가 꿈에 선명하게 나타났다.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내게 웃어 주었다.

그런데 안경을 쓰지 않는 친구인데 안경을 쓰고 있었고

그의 직업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참 보고싶은 친구였는데

꿈이지만 내 꿈속에 나타난 친구에게 고마웠다.

가끔 꿈이 맞는 나...

기대를 해본다. 친구에게 소식이 오려나 보다. ㅎ

 

 

 

오늘은 내게 있어 각별한 날이다.

늘 어머님이 미역국과 잡채를 해 주시곤 했는데

오늘은 내가 미역국만 끓였다.

어제도 어머님은 어떠한 고통으로 수면제를 드셔야 했다.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했던 의사는 불현듯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은 어떤 것일까.

아이를 나을때의 고통이상이겠지

그 아픔만 사라졌으면 좋겠다.

환하게 많은 얘기를 하며 식사를 거뜬히 드셨으면 좋겠다.

수술을 하면 아픔은 없어진다고 하니 다행이다.

 

 

아이들의 오늘 점심메뉴는 주먹밥 그리고 저녁밥은 순두부이다.

저희끼리 잘 챙겨먹으리리 믿는다.

둘이 세워놓고 이것저것 설명을 하고 나왔다.

할아버지 식사도 잘 챙겨 드릴 것이다.

 

 

일기를 쓰고 있는 도중에 엄마가 다녀간다.

점심을 사먹으라고 거금 만원이나 주고 간다.

ㅎㅎ

천원짜리 한장도 무서워 하는 우리 엄만데..ㅎ

하여간 생일은 신나는 날이다.

 

시어머니 그 아프신 와중에도 봉투를 주시고

시아버지  시어머니 곁에 없어도 불편한기색 비추지 않으시고 봉투를 건네신다.

난 오늘 대박의 날이다.

다른때 같으면 항상 그냥 넣어두곤 했는데 오늘은 겨울사파리 하나를 장만하기로 했다.

어제 오늘 종일 뒤져서 두개의 옷을 골랐는데  가격낮은 것으로 주문을 했다.

벌써부터 마음이 들뜨고 있다. 무겁고 길고 검은색의 겉옷이 이런날엔 입기 거북했는데

이젠 산뜻하게 나설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참 좋기만 하다.

신난다.

 

 

언젠가 멕시코에서 살다온 친구의 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총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도 하고 저녁이면 동네의 여자나 아이 몇이 없어지기도 하지,

생각해보니 스릴이 있었어, .."

옆지기에게 그얘길 해주며 웃으며 그에게 내가 던진말..

" 내일은 우리에게 무슨일이 생길까? 궁금하지? 정말 스릴있다. 대단한 삶이야..굉.장.해..그렇지?"

어느날 갑자기 내 인생은 굉장한 스릴이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힘이 불끈불끈 솟는 것이다.

오늘은 어떤 문제가 나타나 내가 해결을 할까 싶기도 하고 그래 문제야 날라와라 답을 주마...하기도 하고.. ㅎ..

기왕 사는 인생..그래 많은 문제를 풀고 정답을 쓰고 그 신나는 시험지에 동그라미를 많이 그려야 하겠다.

아잣! ..ㅎ

 

어제는 일을 마치고 초상집에  다녀왔다.

참 먼길 이었다. .. 둘째형님의 친정어머니가 느닷없이 돌아가신 것이다. 그냥 얘기하다 고개를 푹 숙이셨는데..

그길로 병원으로 실려왔고 이틀을 계시다  가신것이다.

참 복도 많으시지.. 그렇게 불공을 닦으셨다고 하더니... 자식들에게도 당신에게도 참으로 감사한 일일것이다.

여든여섯이시고 그래도 서운한 삶이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죽음인지..

잘살아야 하겠다. 공을 닦아야 하겠다. 아름다운 내가 되어 주변을 따뜻하게하고 환하게 만드는 내가되어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어느새 12시가 훌쩍 넘었다. 보온병에 싸 온 뜨끈한 미역국을 먹어야 하겠다.

녀석들이 점심을 잘 챙기고 있나 전화를 해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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