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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으로 올라가면서 신입생환영회에 우리클럽이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수업이 끝나면 불이나케 모여 소리를 모으고 화음을 맞추었는데..
삼년동안 나는 내내 노래만 부르다 졸업을 했다.
언제나 틈만나면 모여서 호흡을 가다듬고 입을 맞추던 시절이었다.
지나고 보니 그 가난하던 때 특별한 걱정도 없이 그저 노래속에 웃고 마냥 행복했다.
오늘은 12월24일..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우린 교회를 찾아다녔다.
12월 내내 발목까지 눈에 빠지던 날들
온통 천지는 흰 꽃들로 눈부셨고 우리는 노래부를일만 만들었드랬다.
경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이 시절
거리엔 12월의 노래 한가닥 흘러나오는 곳 드물고
음악카페에서 포근한 크리스마스송에 종일 몸과 마음을 뉘이며
추억에 젖어 앨범을 들춘다.
다들 안녕하겠지
이젠 흰머리도 여기저기 보이고 자식과 남편을 챙기느라
이런 작은 추억 하나 살피지 못할 것이다.
건강하게 오늘에 존재하여 지난날들을 회상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해야 하리라.
이때 무슨 노래를 불렀던가..
친구들의 노래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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