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어묵을 먹으며

다림영 2008. 12. 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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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볕이 머물다 간 날. 후회하지 않기로 한 날. 마음을 열고 마음을 표현한다는 일은 굉장한 일임. 어떤아픔을 감수해야 하므로.

그것은 아직 삶에 대한 애정의 불씨가 살아 있는 것. 그리고 그분의 말씀대로 기도임.

 

 

 

"험한 세상 다리되어" 노래를 들으며 어묵을 먹는다.

이시간쯤되면 항상 따뜻한 무언가가 궁금하다

하여 나는 포장마차로

문까지 잠그고 컵하나를 들고 달려간다.

 

항상 먹어봐야 한꼬치인데 ,오백원인데

그녀는 큰 인사를 한다.

미안하고 쑥쓰럽기만 하다.

인사를 예쁘게 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누구에게서나 나는 배워야 할 것이다.

 

 

오늘도 아름답고 힘이 되는 음악에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뜨끈한 어묵국물을 훌훌 마신다.   꾹꾹 어묵을 씹는다.

어느새 따뜻함이 밀려온다.

아이처럼 아무 생각이 없다.

마음이 채워진 것이다.

 

 

뉴스가 울려퍼지고 해는 기울고 있다.

해가 기울때면 어떤 허허로움이 11월의 들판처럼 몰려온다.

아마도 나는 그 빈모습을 채우려고 자꾸만  따뜻한 국물을 찾나보다.

 

 

조용필의 '친구여' 가흐른다.

 

"우리 굳센 약속 어디에~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델 갔나 ~ 그리운 친구여~"

옛일 생각이 날때마다~ 우리 잃어버린 정찾아~ 친구여~"

 

내친김에 저녁밥을 먹기로 한다.

와인 반잔을 따르고 그리고 아이들간식으로 만든 주먹밥을 펼쳐 놓는다.

아이들은 잘 챙겨 먹고 있겠지

 

뉴스는 도대체 들을 것들이 없다.

검은색에 진한 회색에 보이지 않는 청색에 엉망진창인 그림이다.

넘어서야지. 견뎌야 하지. 살아남아야 하리라.

유리엄마가 다녀갔다.

남편회사의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전화가 왔다.

미국산 쇠고기가 무지하게 싸단다!

오늘은 아무래도 막걸리 한병 마셔야 할 듯.. 거창한 안주가 있으니.. ㅎ

 

 

-카페-이동활의 음악정원에서-
2008年11月30日  KBS 콘서트 7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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