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단정하게 하고 다녀야 하겠다

다림영 2008. 11. 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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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추운바람. 한겨울속에 서있는 듯한 날씨.

 

 

이 저녁이 되도록 손님이 거의 없었다.

아마도 날씨가 한몫을 한 것이리라.

어둠이 찾아오고  행색이 어수선한 젊은남자가 성큼 들어왔다.

 

이것저것을 보더니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고 십만원권 수표를 내밀었다.

그때까지 그가 예전 우리집 단골이란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그가 문득 수표를 내밀고 구만원이상을 거슬러갈때

나는 이서를 요구했고 주민등록증을 요구했다.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했다.

하여 번호를 적어달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돈을 거슬러 주니 돈은 똑같은 방향으로 주어야 한다며

앞뒤없던 지폐를 일일이 바로 하는 것이다.

그것을 보니 문득 엄마가 말씀하신것이 생각났다.

돈을 줄때는 늘 반듯하게 해서 올바른 모양으로 건네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행색과는 다른 그의 행동에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가 그렇게 가고 나는 '아차' 싶었다.

아하..

그였구나.

그의 가족은 나의 단골손님들이셨는데 이럴수가...

오래전 그가 양복을 단정하게 입던 모습만 뇌리에 남아있었는데...

맞아 옷때문이다. 머리도 단정하지 않았고 입은세타도  오늘은 그랬다.

그래도 그렇지 어쩌면 그렇게 못알아볼수가 있을까 싶었다.

그를 보내놓고 나서 수표에 이서했던 전화번호를 들여다 보며 문자를 보냈다.

 

알아보지 못해 미안하다고..

어머님은 안녕하시냐고.. 사업은 잘되느냐고.. 수표확인건에 대해 너무 미안하다고...

아..

문자를 보내주어 고맙다는 차가운 답장이 날아왔다.

이미 엎지러진물이었다.

이 추운겨울

알아봐주지 않던 나의 행동으로 더 춥게 느꼈으리라.

 

어딜가든 단정한 모습으로 다녀야 하겠다.

처음보는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지 않은사람이라해도  겉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수로 자신의 진면목을 알릴 수 있을것인가

 

오늘나는

언제 어디서든 늘 단정하게 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한 손님으로 하여 배웠다.

그러기 이전에 정신을 바로하지 못하고 그를 알아주지 못한 기막힌 실수를 어찌 회복한단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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