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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몹시 불고. 기운없는 남편의 목소리. 드디어 사진관이 허물어지고.
춥다. 몸도 마음도 겨울도 오기전에 꽁꽁 얼어붙었다
무언가를 먹어야 했다.
그러면 허기진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았다.
엄마가 집앞에서 끊어다 주었던 땡감나무가지에서 감 하나를 따먹었다.
연시가 채 되지 않아 떫었다.
큰 감하나를 헤치웠음에도 허기는 채워지지 않는다.
문을 잠그고 포장마차로 컵을 들고 달려갔다
잔가득 뜨건국물을 꾹꾹 눌러 채우고 달랑 오뎅하나를 건져 넣었다.
십원짜리 오십원짜리 그리고 백원짜리 몇개를 건네니
포장마차사장은 세어보지도 않고 다만 바쁜손을 놀리며 돌아서는 내게 큰소리로 인사한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
내가 사장인가?
내주변은 너도 나도 이름뿐인 사장이다
오백원짜리 오뎅국물로 추운 가슴을 데피는 류의....
비발디의 숲에 머문다.
아주 빠르고 조금은 시끄러울수도 있는 그런 곡이다.
조그만 새떼들이 몰려다니며 고함을 지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음악을 듣는 이유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 흔들리지 않으며 책장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 물결의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얼굴은 온통 파랗고 모두 종종걸음이다.
내일은 겨울 옷을 단단히 입어야 할 듯 하다.
전화기는 벌써 겨울잠에 들었나보다.
거리는 을씨년스럽기만하다.
동면의 시절에 도래했나보다.
이름뿐인 사장은 시계약 하나 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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