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빌리고 내내 생각했다.
그 옛날 텔레비젼에서는 토요일이면 '주말의 명화'음악이 9시 반인가 흘렀고
올망졸망 우리는 모였다.
아랫목에 두 다리를 뻗고 주욱 앉아서 벽에 등을 기댄체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올렸다.
눈을 모으고 귀를 크게 열고 숨을 죽였었다.
너무나 생생하게 떠오르는 쿠오바디스의 장면들이 스쳐지난다.
참으로 오래전 그 주말의 명화 시간을 기다리던 중 만난 영화 '쿠오바디스'.
작가 시엔키에비치는 옛소련의 ㅈ배하에 있던 폴란드의 독립을 위해 싸운 애국지사였단다.
1905년 이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단다.
그런것은 생각지도 못했고 다만 영화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참 재밌게 읽었다.
지독한 사랑은 두 사람이 한사람이 되게 한다.
개인적인 것을 모두 버리고 한사람만을 향한 비니키우스의 열정이 아름답고
사랑속엔 한사람을 전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모시키는 위대한 힘이 존재한다.
리기아의 하인 우르수스의 주인을 향한 그 기막힘이 경외스럽기만 하다.
옛날의 카페나 문 곁에는 작은 교회가 서 있는데
그곳에는 이렇게 씌여 있단다.
'쿠오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것은 라틴어로 베드로가 십자가에 끌려가는 예수를 보며 한 말이라 한다.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그때 그 로마에 있었더라면 내가 만약 노예였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절로 고개가 흔들린다.
페트로니우스의 네로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폐하
저는 폐하께서 저의 방문을 몹시 기다리고 있고, 친구로서의 성실한 마음으로 밤낮 저를 그리워 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용서하십시오. 지옥의 여러신들, 그리고 극 곳에 계시는 폐하의 어머니, 황후, 형제들과 세네카의 망령을 두고 맹세합니다만
,저는 폐하의 명을 받들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해서, 폐하께서 그동안 저지른 수많은 죄악에 관하여 비난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죽음이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종말이니까요.
오, 삼류시인이신 폐하여! 나는 더 이상 폐하의 엉터리 시와 형편없는 춤, 불룩 튀어나온 배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드디어 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릴 결심을 했습니다.
로마는 폐하께서 시를 읊을 때 귀를 막고, 세상사람들은 폐하를 조롱하고 있습니다 저는 더 이상 폐하때문에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
습니다.
지옥의 문을 지키는 케르베로스의 짖는 소리는 폐하의 소리와 닮은 데가 있습니다만, 제게는 그 소리도 그다지 비위에 거슬리지 않습니다.
저는 일찍이 그 개의 친구가 된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폐하, 앞으로는 제발 낭독은 하지 마시고 , 사람을 죽인다 해도 시는 짓지 말 것이며, 독살은 하셔도 춤은 추지 말 것이며, 방화는 하셔도
수금은 타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 마지 않습니다. 이것이 풍류를 아는 이 친구로서 마지막 충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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